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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Apr 11. 2020

살짝 추울 때 먹는 전골요리

도쿄 44일 차

1. 동경의 날씨는 참 변덕스럽다.

따뜻해서 이제 봄이구나 라고 생각할 때 즈음, 훅 하고 추위가 한 번씩 "나 여기 있지."라고 말하듯 추워질 때가 있다.


2. 갑자기 추워지면 내 입맛도 "아. 전골 요리라도  먹어야겠군."라는 생각이 훅 든다.


3. 그래서 5시 30분 재택근무를 마치고 슈퍼로 달려가서 전골 요리를 준비했다.

버섯, 돼지고기, 닭고기, 배추, 청경채, 소금라면 수프 2개

완탕, 우동 까지 딱 1000엔에 맞추어 구입 완료..


4. 난 비싼 (400엔 정도) 나베용 수프를 사지 않고 항상 라면 수프와 닭껍질 수프를 이용해서 육수? 를 만든다. 가장 싸고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5. 그리고는 우선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돼지고기와 배추를 시작으로 익혀준다.


6. 그다음은 순서도 기억도 없다. 그냥 넣어서 드시면 된다.

7. 한참을 먹다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그런 시점이 있다.  "아.... 바빴다."라고 생각되는 그런 시간 말이다.


8. 그럴 땐 완탕을 넣어준다.  10개에 90엔에 팔고 있는 그런   흔한 완탕 말이다...

9. 완탕을 익혀서 먹는 행동은 한참을 달리고 난 뒤 숨쉬기 하는 그런 마음이 든다.  

그리고 슬슬 먹는 시간을 정리하는 것을 알리는 시간이기도 하고 말이다.


10. 그리고 완탕이 익어가는 3분여의 시간에 우리는 그동안 대화도 안 하고 전력질주를 했던 시간을 만회하기도 한다.


이렇게 추위 속의 전골 파티는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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