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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Apr 21. 2020

일본의 저렴한 식당들
규동 집

도쿄 54일 차

1. 일본에서도 싸게 한 그릇 배부르게 먹고 싶을 때 가는 곳이 있다. 바로 牛丼(규동)이다. 

흔히 우리나라의 불고기 덮밥을 생각하면 아주 비슷할 것이다. 

가격은 가게마다, 시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70엔부터 320엔까지가 주류고, 어느 곳에서는 된장국을 서비스로 주는 곳도 있고, 일곱 가지 맛의 고춧가루(시치미)와 절인 생강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물과, 따뜻한 차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한국 분식집의 라면 한 그릇 정도의 가격이 될 듯하다. 


2. 아마도 일본에 살면서 경제적으로 빠듯하거나, 후다닥 한 그릇 하고 일터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아닐까 생각된다. 

몇 년 전 자료


 3. 일본에는 크게 3곳의 규동 집이 유명하다. (스키야, 요시노야, 마츠야)가 그곳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곳은 다르겠지만, 표면상으로는 스키야가 가장 매출이 좋다고 나오지만, 무언가 믿기지 않는다. 

오래전 일본에서는 요시노야나, 마츠야 두 곳의 규동 맛을 두고, 정통파는 요시노야, 그리고 초딩입맛은 마츠야라는 관례가 있었다. 


4. 스키야 

갑자기 스키야가 매출 1위라니?

알고 보니, 최근 점포수의 확대와 공격적인 투자로 많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그 맛도 상당히 개선되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동경이나 대도시보다는 지방에서 많은 전개를 하고 있기에, 동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스키야의 매출이 좀 의외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스키야의 메뉴

5. 게다가 스키야는 여성고객도 많기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규동 집에는 여성고객이 많이 없다. 이전부터 무언가 여성 혼자 들어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음식이 규동과 라멘집이다. 숟가락도 없이 정신없이 젓가락으로 퍼먹어서 그런지....

하지만, 스키야는 여성고객이 올 수 있도록 카운터 이외의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고, 메뉴도 버라이어티 하다. 

그래서 그런지, 진정한 규동 메니아들에게서는 스키야는 일반 식당으로 분류되는 오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여간 돈은 잘 벌고 있으니....


6. 요시노야.

1899년 시작한 가게다. 아마도 일본 규동의 원조집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도 규동을 제대로 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요시노야 만이 규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맛도 있다. 하지만, 난 요시노야의 규동보다는 마츠야의 규동의 팬이다. 

최근 요시노야도 규동에서 벗어나 전골요리나, 일본전골에도 도전하고 심지어 중국식 훠궈에도 도전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규동 자체로 보면 고급스러운 맛임에는 틀림없다.

7. 요시노야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강남역 뉴욕제과 옆 건물 2층에 아주 큰 체인점을 오픈한 적이 있었고, 약 6개월 만에 김치도 안 주는 4가지가 없는 식당으로 낙인이 찍혀 한국에서 철수한 전례도 있다. 


8. 마츠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츠야다. 

내가 마츠야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소스들이 앞에 놓여 있고, 시치미(고춧가루를 포함한 7가지 맛을 내는 가루)가 맛있고, 베니쇼가(절인 생강) 또한 적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된장국을 전 메뉴 무료로 주는 서비스가 있다. 

그리고, 한국식 요리가 계절을 바꾸어 가며 나온다. 물론 돈을 더 내고 김치를 시켜 먹을 수도 있기에, 아마도 한국인 입맛에 가장 맞는 규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9. 내가 마츠야에서 먹는 방법

300원입니다. (계좌 번호는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10. 일본에서는 외식 사업이 무척 경쟁 중이다. 가격도, 서비스도, 아이디어나 신메뉴도 무척 경쟁이 심한 업종 중에 하나인 듯하다. 

그래서 즐겁다. 매 분기별 새로운 메뉴의 출시와 가격정책을 구경만 해도 웬만한 스포츠를 보는 것만큼 재미있다. 

코로나 이후의 외식 전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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