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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May 15. 2020

나 같은 외국인 노동자도
코로나 지원금이 나올까?

도쿄 77일 차

1.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많이 좋지 않은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2. 다행히 아직까지 우리 회사는 큰 피해는 없는 듯하다. 오히려, 제철사의 수리로 인해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조금 판매가 상승했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고객사들은 우리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신제품의 테스트까지 해주는 상황이다. 


3. 그러던 와중, 회사에서 재택근무로 인한 각 가정의 광열비와 인터넷 비용의 보조금을 준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직장 상사로부터 넌 아이가 셋이라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뜬금없이 들었다.  


왜?

4. 바로 전 국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0만 엔 (약 1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내용인데, 나 같은 외국인도 주는지 알아보니, 물론이라고 한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그것도 물론이라고 한다.   자, 그럼 우리 가족은 5명이니 50만 엔? (550만 원?) 인지 다시 확인을 하니 맞다고 한다. 


5. 오, 무언가 횡재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구청 직원은 나에게 "잠깐!(좃또마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은 아이들에게는 특별히 1만 엔씩 추가 지급이 될 것이라고 한다. 

6. 난 궁금증이 생겼다. 한국에서 외국에서 일하러 온 외국인들에게 코로나 특별 지원금을 주는지 말이다. 

역시 결과는, 코로나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7. 막상 내가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해보니, 그 서러움을 알 것 같다. 게다가 합법적으로 세금도 내고, 건강보험료, 국민연금까지 내고 있는 외국인에게 재난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한 근거도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8. 역시 사람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함부로 말하거나, 쉽게 단정 지어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도 배웠다. 


9. 그리고 언젠가 내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외국인 노동자의 아픔도 돌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의 이런 글에 당당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한국 시민이고 싶다. 


10. 주변의 외국인들에게 조금 더 잘해주면, 그 외국인은 감사해할 것이다.  

그나저나, 정말 이상하다. 세금도 똑같이 내는 외국인에게 외 차별적인 대우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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