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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May 18. 2020

Hygge life in Tokyo

도쿄 80일 차

주말에는 집에 손님들이 자주 놀러 오는 편이다.

이번 주에는 친구 부부가,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귀한 깻잎 모종을 전해주기 위해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리고 '데킬라 마이스터' 자격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만들어준 "마르가리타"도 맛보았고, 우리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었다.

게다가 '데킬라 마이스터'답게, 멕시코의 또르띠아를 직접 만드는 방법도 시연해 주었는데, 아이들은 무척 즐거웠나 보나, 다음날에도 무척 재미있었다고 연신 떠들어 댄다....

집에서 친구 가족과 함께 나누는 홈파티는 많은 장점이 있다.

 먼저 집에서 만나면 아이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어른들 간에 말을 조심하게 된다. 대화는 점잖아지고 비속어를 입에 담지 않으며, 자연스레 긍정의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부부들 간에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해볼까 하는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도 된다.


두 번째로 아이들끼리 교류의 장이 열린다. 처음 만난 두 집 아이들은 서로 어색해하지만, 조금 지나면 그 어색함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운다. 서로에게 점차 친밀함을 느끼고 조심스레 다가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형제가 없는 집도 많고, 친구들과 놀 기회도 부족하다고 하니, 친구 가족들 간에 이런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아이에겐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여러 분야에 있는 삼촌과 이모, 형과 언니들에게 아이들이 다양한 배움을 얻는다. 초대받아 온 친구 부부와 자녀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면서,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행동, 매너, 웃음 등을 배운다. 어떤 삼촌이 들려주는 영국 출장 이야기, 어떤 이모가 들려주는 병원에서의 일 이야기 혹은 요즘 자주 놀러 오는 어느 이모의 창의적 기업 이야기 등은 아빠가 들려주지 못한 지식과 경험을 채워주고 어른의 세계에 대한 생각을 넓혀 준다. 가정의 메디치 효과라 할 수 있다. 이 시간은 휘게에서 배운 것이다. 10년 전 처음으로 노르웨이에 출장을 갔을 때 나는 직속 상사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그는 요리부터 설거지까지 모두 직접 하고, 나와 업무적인 이야기가 아닌 음악이나, 와인 그리고 가정의 비전이나 아이들의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편안하고 안락한 장소에서 친한 사람들과 긍정적인 대화와 꿈을 나누는 시간은 안락함과 행복, 인생에 관한 생각을 넓혀주었다.

주말마다 우리 집은 작은 파티 장소로 바뀐다. 가끔은 노르웨이에서 출장 온 손님도 오고, 친구들도 오고 심지어 딸의 친구들도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을 즐거워하고, 친절을 배우고,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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