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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하고 있는 아빠 May 20. 2020

도쿄의 한국 먹거리

도쿄 82일 차

1. 도쿄로 전직을 한지도 벌써 82일이 지났다. 그리고 도쿄에서 아마도 240번 이상의 식사를 한 듯하다.


2. 도쿄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맛있는 음식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도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비싼 곳도 많이 있고, 반대로 싼 곳도 많이 있다. 

물론 한국음식을 파는 곳도 많이 있다. 게다가 요즘에는 집 앞 슈퍼에만 가도 불닭면, 신라면부터 떡볶이까지 잘 준비되어 있어, 먹는 문제에는 크게 곤란함이 없다. 


(김치)


3. 먼저 김치에 대해 한 가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일본의 김치와 한국의 김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포함되어 있는 마늘과 젓갈의 양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김치(기무치)에는 마늘과 젓갈이 거의 없는 듯하다. 그래서 맛이 달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젓갈이 들어 있지 않아서 일본의 김치는 유통기간이 짧고 시간이 지나면 숙성이 되지 않고 곰팡이가 피는 경우도 있다. 


4. 가끔 동네의 규모 있는 슈퍼에서 한국의 김치를 팔기도 하는데, 이 또한 일본 사람들은 김치의 유통기간을 약 10일 정도로 책정해 놓아, 김치의 봉지가 발효되면서 빵빵해지기 시작하면 50% 세일을 하는 곳도 종종 있다. 

물론 그런 김치를 만나면 난 바로 챙기는 즐거움을 맛보기도 한다. 


(신라면)


5. 한국의 대표 라면인 신라면은 일본의 편의점에서부터 대부분의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다. 사실 일본에서 신라면이 그렇게 인기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반갑다. 

우선 일본의 신라면과 한국의 신라면의 맛은 다르다. 게다가 일본에는 김치 신라면이라는 한국에는 없는 제품이 있기도 하다. 

일본의 신라면은 한국의 그것보다는 조금 더 맵다.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아닌 후추나 캡사이신의 매운맛이 꼭 찌르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게다가 건더기도 조금 더 많은 편이다. 

(한국식당)


6. 도쿄 내의 한국식당은 무척 많이 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거리라고 불리는 신오오쿠보에 가면 일본 식당보다 한국 식당이 훨씬 많아 보인다. 

최근의 자료는 없지만, 2011년의 경우 한해 2,440개의 신규 한국식당의 등록이 있었을 정도이니, 한국음식은 일본에서 무척 인기가 있다. 


7. 아주 오래전에는 무척 비싼 가격의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가격파괴 등의 경쟁이 심화되어 점점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다고 한다. 

도쿄에 오기 전 일했던 삼성동의 점심값보다, 일본에서 먹는 한국식당의 점심값이 더 싸게 느껴지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8. 구하기 어렵거나 쉬운 것들...

오래전 남미의 칠레에서는 가오리(홍어)가 아주 많이 잡히는데, 사람들이 먹지 않아 모두 버린다고 했다. 그래서 칠레에서 가오리를 수입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것을 본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잘 먹지 않는 재료, 한국에서 잘 먹지 않는 재료는 서로 가격이 다를 것이다. 

최근에는 많이 먹지만, 오래전 일본에서는 소꼬리나 도가니를 잘 먹지 않아 가격이 쌌다고 한다. 물론 대창도 그랬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한국으로 수출을 하는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한국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소꼬리를 구할 수 있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굴비를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 굴비는 일본의 남쪽 기타큐슈에서 한국의 부산으로 많이 수출을 한다고 한다. 


9. 일본에서도 한국음식으로 곤란함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집에서 만들 수 없는 장르의 음식인 듯하다. 순댓국이나, 족발 같은 것들은 신주쿠 같은 동네에 가서 사 먹거나 포장된 음식을 사 먹을 수밖에 없다. 


10. 그래서 그런지, 일본에서 오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요리를 어쩔 수 없이 잘하게 되는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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