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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볼레 Jun 19. 2021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글쓰기 개론(2)

갈등(葛藤)

이전시간에 우리는 작가(作家)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작가라는 단어와 함께 극(劇)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극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는 갈등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갈등(葛藤).

칡나무 갈(葛)과
등나무 등(藤)이라는

상형문자


사전적 의미로 갈등을 우리는 부딪힘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부딪힘이건 물리적인 부딪힘이건 말에요. 그러나 막상 사전적의미를 들여다보니 조금 다릅니다. 갈등의 갈(葛)이라는 단어는 풀뿌리가 자라오르는 모습에 음을 내는 갈(어찌 갈曷)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즉, 갈이라는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찌 갈이라는 단어의 뜻도 이해할 필요가 있는 셈입니다. 갈등이라는 단어의 갈은 <어찌하여 풀뿌리가> 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단어는 등나무가 와서 완성되었던 셈입니다. 그럼 이제 등(藤)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등나무 등(藤)


등나무 등이라는 글자는 등나무, 그리고 덩굴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어찌하여 풀뿌리 덩굴이> 라는 단어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하여 우리는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넣을 필요가 있습니다. 비어있는 공간을 채워넣으면 단어는 이렇게 완성됩니다.


어찌하여 덩굴이 얽키고 설켜 있는가


어찌하여 덩굴이 얽키고 설켜 있는가! 이게 갈등의 핵심이었던 셈입니다. 가시 덩굴을 생각해볼까요? 얽키고 설킨 그 가시덩굴을 떼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내버려두면 점점 더 심하게 얼키고 설키면서 차올라 모든 것을 덮어버릴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갈등이라는 것의 핵심 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갈등이란 얼키고 설킨 것을 풀어헤쳐가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갈등, 얼키고 설킨 것을 풀어가다.


문득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고르디우스의 매듭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수레에 묶여 누구도 풀지 못했던 매듭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단칼에 내리쳐 풀었다는 일화입니다. 훌륭한 일화입니다만 스토리텔링을 하는 입장에서는 반칙입니다. 대왕의 단칼을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


즉 신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화의 시대였던 그 때는 즐겨 사용했던 작법입니다만 지금은 사용했다간 독자들에게 욕을 먹기 쉬운 작법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칼이 없습니다. 맨 손으로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이야기 했던 것들을 정리해볼까요?

갈등이란,  얼키고 설킨 것을 풀어가는 것이다.


(3)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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