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꽃다리, 밤의 환희

by 오백살공주



무심천 꽃다리의 환희, 보실까요

대만을 가느라

청주 무심천 벚꽃시즌을 놓치니 무심천 시민이자 파수꾼으로 아쉬웠다

조금만 늦어도, 조금만 바빠도

그 찬란한 순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진다.


그 뒤꽅이라도 잡고싶어 집에 도착하고

단 일초도 지체하지 않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무심천으로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것은

벚꽃의 빈자리가 아니었다.

운천교 부근에서 하얀 조팝꽃을 만났다

작고 하얀 꽃들이

폭발하듯 쏟아지고 있었다.

벚꽃이 “봄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조팝꽃은

“이게 봄이다”라고 밀어붙이는 것 같았다.


그 강도가 다르다.

아주 강력한 모듬들 몆개가

조용한 위로가 아닌 폭탄급

눈부신 공격을 준다. 아 향기까지 퍼부어준다.


아 그리고 무심천 꽃다리의 광경

그 밤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빛이…예쁘게 눈부시게 많았다.

꽃다리는 요염 다양한 색으로 출렁였다

꽃다리 위로 이제 하현으로 삮아가는 달이

육기리 시장에서 막걸리를 마셨는지

아주 홍조가 가득했다.

다리위에 하나가 떴고 다리밑 물속에

하나가 떠서 아니, 두 개였다.

아, 이런 풍경을 나에게 보여주다니.....


오늘 밤의 나는

벚꽃을 놓친 사람이 아니라

조팝꽃을 만난 사람이었고

달을 하나 더 가진 사람이었고

무심천을 처음 본 사람처럼 서 있는 사람이었다.

무심천은 그렇게 늘 생경함을 선물처럼 준다

자전거를 다시 탄다.

페달을 밟는 리듬이

심장과 맞아 떨어진다.

빛은 흔들리고

물은 받아내고

나는 그 사이를 가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인생은

놓친 것들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얼마나 깊게 살아내느냐로

결정되는 것 아닐까.

무심천은

참 이상한 강이다.

볼수록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볼 때마다 낯설다.

까도 까도

처음이다.

그래서 좋다.


무심천은 사시사철

또 밤과 낮을

지루하거나 매너리즘이 없다.

늘 생경한 감등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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