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백살공주 Sep 25. 2024

난 이래 봬도 어린 왕자랍니다.

우주를 유영하는

난, 어린 왕자입니다.

우선 우주에서 긴 여정으로 지구를 방랑하기 위해 날아온 사람입니다. 나중에 꼭 우주로 날아갑니다. 지구별 여행 중에도 수시로 우주와 교신을 합니다.


맑은 날밤 하늘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이유는 밝은 만큼 별들이 뚜렷한 빛을 내뿜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뚜렷하게 밝아서 빛들이 살아 움직이는 착시 현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지요. 그 순간 나는 우주 속으로 빠져듭니다. 가슴엔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이 축제처럼 쌓이고 나는 순진무구한 어린 왕자가 됩니다. 의식들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별나라 혼자 사는 명령을 내리는 왕도 내 안에 들어있고 ☆두 번째 별에 사는 박수와 찬사만 아는 신사도 들어있고☆세 번째 별의 술고래처럼 부끄럼을 술로만 지우는 내가 있고 ☆네 번째 별의 등불지기도 들어있고 ☆다섯 번째 별의 오직 별만 팔아서 돈을 버는 별장사도 들어있고 ☆여섯 번째 별의 지질학자처럼 세상을 재며 사는, 그러면서 무엇이든 소개를 잘하는 덕에 사람들을 지구별 같은 유토피아로 소개를 잘하는 이상한 사람도 들어있지요. 지구별의 비행사와 놀다가 여우와 놀다가 뱀에 물려서 다시 저 우주로 돌아가지요. 깊은 여운을 남기곤~~~ 요


사실은 겨울밤 하늘이 훨씬 더 매혹적으로 제 마음을 앗아가 버립니다. 찬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맑은 늦은 밤, 지방에서 운전하고 올라오다가 불빛이 하나도 없는 고속도로 쉼터를 만나면 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모든 빛의 요소들을 죽인 다음 별들의 군무를 감상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어린 왕자라 그런지 별들이 자기 나라 이야기를 마구 쏱아내줍니다.


 고픈 마음의 배에 시린 별들의 눈물로 채우다 보면 나도 어느새 우주를 유영하는 별이 되기도 하지요. 은밀하면서도 조각미를 보여주는 조각달의 언어를 탐지해 들을 정도이고 끝도 시작도 없이 조용한 내공의 먼 빛을 토해놓는 별들의 노래도 알아들으며 따라 흥얼거리는데요. 그때 소리는 초가을 밤의 풀벌레 울음소리와 비슷합니다. 제가 알려 드리는데요. 조용한 밤하늘 별들에게 신경들을 초집중하면 맑고 똘똘한 소리들이 아련하게 들려오기 시작해서 풀벌레들의 소리로 들려올 겁니다. 나와 별들이 서로 채널링이 시작되는 거지요.


특히 새벽하늘 동편에 샛별로 떴다가 해가 기울면 서산머리에서 나 여기 있어요, 뽐내듯 뜨는 샛별(금성)의 자태는 매혹에 가깝니다. 어느 밤인가 조각달과 화성, 금성이 한 줄로 빚어내는 우주의 쇼는 제게 조용한 감동이었어요. 그것에 빠지다 보면 낮동안의 피로들이 스르르 풀린답니다. 역시 난 어린 왕자가 맞는 것 같았어요. 하늘의 미묘한 신기에도 흔들리고 감동하고 울기도 하니까요.


요즘도 하루하루가 정신없네요. 밀려드는 장사도 해야 하고 나와 7년째 지키고 있는 매일 글쓰기, 또 추가한 노래 불러 유튜브에 올리기, 좋은 사람들 만나기 등으로 정신이 없네요. 남해나라 고객님들 방문요청 전화가 쇄도를 하는데도 못 갔어요. 바쁨의 시절이 지금 흐르고 있고 나는 일에 빠진 일충이가 되어 늪속에서 간신히 살아내고 있지요.


이름하여 아름다운 시절들이 지나가고 있는 거지요. 내가 사는 당대는 아름 답거든요. 내일 일요일은 청주에서 머뭅니다.  소박한 멋, 청아한 멋이 진하게 흐르는 청주지요. 제가 그려내는 삶의 궤적들이 이렇게 분주합니다. 그래도 우주하고는 수시로 채널을 열고 산답니다. 저는 어린 왕자니까요. ㅎㅎ

사진은 지리산 산수유마을의 벽화를 직접 찍은 겁니다. 여름날에

작가의 이전글 파랑새를 쫒던시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