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욕구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타인에게는 옳은 일이 아니기도 했고
타인에게 옳다고 여긴 것이 나에겐 옳은 것이 아니기도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난 후
나도 틀릴 수 있고, 모를 수 있고, 맞을 수 있고,
아니면 그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인지하고 난 후에는
이기는 것에도, 우월해지는 것에도 큰 의미가 없었다.
그저 나로, 나 자체로 사는 것에 충실해지기 시작하니
사람과 충돌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그렇게 그 후 인생도 훨씬 평온해졌다.
나에게 싸움을 걸고자 하는 사람에게
나에게 상처를 주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싸움과 그 상처를 수락할지 수락하지 않을지
스스로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게 된 뒤로는
내 삶을 온전히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하나, 여전히 하나 유해지기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내가 노력했다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 인정받을 수 없을 때
느끼는 모멸감과 수치스러움과 나도 모르게 상처받게 되는 상황들이
다시금 유할 수 없는 순간들로 찾아온다.
그때마다 느낀다.
나에게 자리 잡힌 결핍 '인정 욕구'가 크게 자리 잡혀있다는 사실을
나의 무의식에 자리 잡힌 인정 욕구를 찾아 그 사람에 초점 맞춰진 나의 마음을
다시 스스로에게 되돌린다.
아, 그때 내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구나
그때 내가 나를 부정하고 있었구나
그러니 타인이 이런 말을 했을 때
그것이 마치 사실이 된 것처럼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구나
지금이라도 알아줄게
내가 늦게 알아줘서 미안해
화가 많이 났고 슬펐겠구나
그래 그때, 나 노력 많이 했어.
잘했어. 나는 그 자체로 온전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렇게 눈을 감고 내가 나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면
신기하게도 스스륵 마음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그때 숨을 크게 마시고, 크게 내쉬면서
비워낸다.
물론, 나를 상처 주고자 작정한 사람이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 사람의 의도대로 내가 나를 똑같이 상처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그 사람이 던진 화살이 나에게로 향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