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세이야, TV 보나? TV 보지 마라."
"왜?"
"그, 선생님들 뉴스 보는데 마음이 답답하다. 자꾸 보면 우울해지겠다. TV 켜지 말고 다른 거 해."
"응, 안 봐. 난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
엄마가 본 TV 화면을
난 매일 살아내고 있지만
그냥 알겠다고 했다.
오늘은 운동을 하느라 엄마 전화를 받지 못했다.
화요일, 목요일에는 운동을 한다는 걸 엄마도 알고 계셨다.
핸드폰이 울린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그대로 두었다.
운동 중이라는 대답이었다.
평소라면 한 번으로 그쳤을 전화가 여러 번 울렸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드렸다.
"왜 전화를 안 받아!"
엄마의 목소리는 바닷속처럼 울렁거렸다.
"오늘 운동가는 날이잖아. 무슨 일 있어?"
나는 놀라서 되물었다.
"아니, 엄마는..."
엄마는 숨을 한번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혹시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우리 엄마는 이제 내가 밥을 챙겨 먹었는지 묻지 않는다.
배달음식은 몸에 안 좋으니 밥을 해먹으라는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살아있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