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타가 괜히 두려웠나 보다

타인의 한 마디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우리를 위하여

by 이하호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에 울고 웃는 우리에게


제목을 쓰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어떤 제목을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까?라는 고민 따위를 하면서 정작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써 내려가지도 못한 채 제목을 고민하는 나를 보니 이게 뭘까..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쓰고 싶은 것들을 일단 쓰고 보자!라고 하며 아무렇게나 ( 그렇지만 아무렇게 적지 않은) 제목을 써 둔 채 글을 쓴다.



사람들의 관심은 좋다가도 어렵다.


나는 요즘 유튜브에 미쳐있다. 사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적은 꽤 오래되었으나 사람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유튜브를 하면서 이전보다는 관심이 가는 컨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마냥 좋기만 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정말 별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무심코 내는 반응이나 댓글에 내가 온 정신이 팔려있었나 보다. 오늘은 매일을 그렇게 들어가 보던 댓글 창을 보며 사람들의 기준에 의해 나를 끊임없이 평가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댓글 창을 보며 개발 공부는 살짝 뒷전처럼 둔 내 모습이 오늘 아침에 나는 무얼 했나 떠올리며 갑자기 멍해졌다.


사람들의 관심은 좋지만 또 상처받을까 두려워 현타가 오는 것이 비단 나만의 모습은 아니겠지...?


딴짓으로 훌훌 털어버리기

마침 노트북 하나를 들고 작업하기 좋은 카페를 찾다 근처에 좋은 카페가 하나 있어 오게 되었다.

작업하기 좋은 카페 성수동 D-flat

자리를 잡고 일단 뭐라도 하니 나아지는 이 기분.

그렇다, 사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은 편인데 그러다 보면 그 생각에 매몰되어서 별 거 아닌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더 나아가지 못할 때가 많다. 어제 본 좋은 글 중에 갑자기 공허해지면 그 공허함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다른 무언가를 해서 공허함을 떨쳐버리는 것이 맞다는 말에 매우 공감이 되었다.









공허함은 해결하는 게 아니라 떨쳐버리는 게 맞다



'나 = 내가 올린 게시물'은 틀린 공식이다.

김창준 님이 쓰신 함께 자라기라는 책을 보면 내가 만든 작업물과 나를 일치시키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내가 만든 작품들에 대한 피드백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과 같다. 유튜브를 하면서 오픈된 곳에 나를 공개하고 얼굴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평가에 휘둘리는 나를 보며 이 책이 많이 생각났다. 나는 가뜩이나 타인의 평가에 잘 흔들리는 사람인데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내심 그렇지 않았나 보다.


뭐라든 자신의 세계가 확고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을 보면 내심 부러웠다. 어떻게 남이 뭐라든 간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할 수 있을까? 나도 수없이 맞다 보면 적응되겠지 뭐.








생각은 짧게, 당장 눈앞의 것을 해치우자.

아무튼 잡담을 이리저리 한다고 길었는데 결론은 조금 주변의 소리를 닫고 다른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겠다. 지금 하고 있는 개발 공부도 더 해야 하고 할 건 너무도 많다. 그럼에도 이렇게 좋아하는 카페로 챙겨 나와서 글을 한 편 쓸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고 곧 다가오는 설에 고향을 내려가 부모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하니 또 기분이 나아진다.


난 항상 과거를 잘 회상하고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라 항상 '생각 정리'라는 두 단어로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데 수많은 시간을 술로도 공허함을 달래보고 사람으로도 달래 보았지만 가장 좋은 약은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이렇게 또 그땐 그랬구나 할 수 있는 글 한 편을 쓰고 다른 것에 몰입해보려고 한다.


컨텐츠 홍수 속에서 상처받는 그대에게

혹시 공허함과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그 감정을 정리하고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즐거운 일들로 떨쳐버리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 사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 10년간 일기를 써오면서 생각이 많은 채 썼던 글들은 내 감정은 울리지만 미묘하게 나를 톤 다운시키는 그런 늦은 밤의 재즈 음악 같은 느낌이었다. 가끔 늦은 밤의 재즈도 좋지만 나는 아침에 듣는 톡톡 튀는 팝 같은 기분으로 현재를 살고 싶다. 글을 쓰건,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건 수많은 컨텐츠 속에서 감정이입을 하고 비교를 하는 우리는 '이건 그냥 내가 쓴 하나의 글 일 뿐이야'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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