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J Jan 13. 2024

동생과의 첫 여행

23년 10월 4주차 회고

이번 주는 동생과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동생과 단둘이 여행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해도 정작 일본은 한 번 가봤고 동생은 일 년에도 몇 번을 간다. 이번에 후쿠오카에 가지 않겠냐고 동생이 제안하길래 별 생각없이 그러자 했고, 거의 대부분의 일정은 2회차인 동생이 이끄는 대로 다녔다.

우린 앞으로도 서로를 일본여행 메이트로 삼기로 기약했다. 나는 어릴때 일본어를 공부하였고 일본 음식과 옛날 만화를 좋아한다. 동생 게임, 캐릭터 을 좋아한다. 둘다 인형, 키링, 문구 같은 작고 예쁘고 쓸모없는 걸 구매하길 좋아하는 점과 백화점 쇼핑보다 잡화점, 문구,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점이 같다. 관심사가 얼추 비슷하고 유사시 따로 행동하는 것에도 별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서 아주 합이 잘 맞다. (딱 한번, 내가 관심분야 서적을 사야 해서 몰에서 30분간 나는 서점에, 동생은 포켓몬 매장에 갔다.)

하지만 그 모든 관심사 보다는 서로의 애티튜드(?)에 썩 만족했단 점이 가장 크다. 둘다 '대책없는 무계획러' 도 '무조건 다 지켜야 하는 계획러' 도 아닌 그 중간의, 유도리 있는 계획러 였다. 기차표 등 무조건 예약해야 하는 것들은 하고, 뭘 할지 트리플 앱에 계획도 짠다. 그러나 내일 야외활동을 계획했어도 오늘 날씨가 좋으면 오늘로 옮기고, 계획엔 없었지만 눈앞에 맛있어보이는 식당이 있으면 먹는 식으로 즐겁고 느슨하게 다닌다.

이번 여행을 돌아보며 동생과 나 둘다 세월이 흐르며 성장하고 무뎌졌다는, 즉 성숙해졌다 걸 알았다. 어릴 땐 둘다 예민하였다. 차이라면 동생은 있는 힘껏 그걸 표출했고 나는 표출하다 양보와 침묵에 익숙해졌지만 실은 속으로 삭혔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동생은 겉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무뎌졌고, 나는 내면의 예민함을 끄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불편함이 없었다.

예상보다 재미있고, (좋은 쪽으로) 생각한 점이 많은 여행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3분 늦는 게 3시간 늦는 것 보다 나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