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사건을 겪고, 원인이 나한테 있다는 의심이 기정사실화 된 기분이 들었다.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드려 드는 사람들의,내가 특별하다며 접근 - 감쓰로 취급 - 본인 맘에 안 들면 돌변 - 관계가 파괴적으로 깨짐이라는 패턴이 똑같다. 그리고 내 인생에 자꾸 등장하고 있다.
관계 패턴이 놀랍도록 똑같다. 언제나 "너가 최고야. 알아주는 사람이 너 뿐이야." 로 시작한다. 관계 전반적으로, 나 라는 사람이 아닌 어떤 상을 바라는 느낌이 든다. 본인이 한 번도 못 가져본 베스트 프렌드 라던지.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매우 급하게 친해지려 한다.
관계 형성 기간이 지나면 부정적 감정들을 쏟아낸다. 한 두번 들어주다 보면 빈도가 아주 잦아지고 방식도 무성의해 진다. 타자도 귀찮은지 남한테 보낸 카톡을 그대로 캡쳐해서 보내거나, 나한테 말했단 것조차 기억을 못하는 식이다. 그러다 내가 해결방식을 알려준다던지, 내 힘듦을 거꾸로 말하는 일이 있다던지, 하면 아주 기분 상해 한다.
이 타이밍까지 오면 언제 손절할 지만이 남았다. 본인의 편을 들어줄 제 3자 앞에서 내가 감정이 고장난 사람 취급, 심지어 회피형 취급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내 행동을 좌지우지 하고 싶은 거겠지만, 그게 눈에 보여서 나는 휘둘리지 않는다. 그렇게 멀어졌다가, 그 사람이 나를 차단했다거나 여기저기 상담을 빙자한 욕을 하고 다닌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내가 딱히 다정한 편도 아닌데 왜 일지 깊이 고민해 봤다.
우선 나는 얼굴이 둥글둥글 한 느낌에, 예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았다. 목소리가 친절하다. 사람을 만날 때 우선은 진심으로 상냥하고 예의바르려고 한다. (사랑을 덜 줘서 아쉽지 더 줘서 아쉬운 적이 없다. 친절이 돌아오면 그 사람과 오래가고, 내 친절을 당연시하는 사람을 만나면 거리를 둔다.) 교회를 다닌다. 이런 외모, 분위기, 인성이 종합되어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드는게 아닐까 했다.
이 문제로 이번 주 회사 내 상담센터를 찾아갔다. 나의 이런 패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한 세션이 지나갔다. 하지만 역시 다행인 점은 이런 관계들은 내게 일부일 뿐이고, 나를 지지해주는 건강한 멘탈을 가진 친구/동료 집단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