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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성 Sep 30. 2015

#12. 자궁은 생각한다

[임신을 위한 힐링] #12

선영 : 그럼 제가 배란이 잘 되려면 난소가 아니라 뇌를 고쳐야 하는 건가요?


삼촌은 점점 나로 하여금 우문을 던지게 만든다.


삼촌 : 아주 좋은 질문이다. 너는 지금 마음 또는 의식이 뇌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선영 : 엇, 그럼, 마음이 뇌 말고 다른 데 있나요? 삼촌은 그렇게 생각 안해요?


삼촌 : 두뇌가 마음은 아니지.

두뇌 역시 기관이고 물질일 뿐이지.

두뇌가 마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두뇌를 만든 거 아닐가?

두뇌는 마음이 깃드는 집일 뿐이다.


아, 두뇌가 마음을 만든 게 아니라, 마음이 두뇌를 만들었다고. 이거 좀 곱씹어 봐야 하겠는 걸.


삼촌 : 두뇌는 마음의 메시지가 몸에 전달될 수 있도록 신호를 만들어주는 변환장치야.

그런데, 그 변환장치가 꼭 두뇌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다른 데보다 두뇌에 더 많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


삼촌은 마치 비밀을 얘기하듯이 내게 속삭였다.


삼촌 : 마음은 그저 두뇌에만 깃들어 있지 않단다.

선영 : 마음이 뇌 말고 다른 곳에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지금?


삼촌 : 그래. 마음은 온 몸에 깃들어 있단다.

나를 이상하게 보지마. 이게 나 혼자의 주장이 아냐.

일찌기부터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에도 다 마음이 있다고 인식했었단다.

물론 한의학에서 말하는 오장육부는 그냥 눈에 보이는 장기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야.

한의학의 오장(五臟)은 인체의 각 조직,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기능성의 속성을 뜻한단다.

주류 과학자들은 마음이 두뇌에 있다고들 말하지. 그러나 그것은 우주와 생명의 원리를 지극히 물질적으로, 화학적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이야.


선영 : 그럼 제 자궁에도 마음이 있을까요?

삼촌 : 오, 하나를 가르쳐주니 둘을 아는구나. 그말 맞다.


오호라, 자궁에도 마음이 있다? 재밌는 생각인 걸.


삼촌 : 뇌가 마음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뇌를 만들었다는 것을 거듭 생각해보자.

네가 처음 물질세계로 올 때에는 세포 하나에 불과했다.

정자라는 세포와 난자라는 세포였지. 그건 바로 너였지. 네가 그때를 기억하지 못 할 뿐이다.

그런데 네가 그 몇 개의 세포일 때, 그때에 너는 두뇌가 있었니?

선영 : 네?



삼촌 : 네가 정자와 난자일 때는 아직 두뇌라는 물질적인 기관은 형성되기 전이었어.

그러나 그 때도 너에게는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은 지혜로웠다.

너는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난자를 향해 여유 있게 돌진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정자였다.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늦지도 않게 가장 좋은 때에 난자를 만난 정자였지.

또 너는 난자이기도 했어.

난소를 뚫고 터져나와 유유히 나팔관 안으로 들어가, 정자를 향해 지혜롭게 신호를 내보냈던, 아름다운 난자였다.

너 였던 정자와 너였던 난자가 접합되고 나서는 지혜롭게 분열하고, 분화했지.

하나의 세포였던 너는 두뇌도 만들어냈고, 오장육부도 만들었고, 지금처럼 아름다운 몸도 만들어냈다.

다 너의 지혜로운 마음이 한 일이지.

자, 두뇌가 먼저인가, 마음이 먼저인가?


선영 : 삼촌 말대로라면 마음이 먼저인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마음과 삼촌이 말하는 마음이 좀 다른 거 같은데요?

삼촌 : 그래, 내가 말하는 마음이 평소 네가 생각해왔던 그 마음과는 좀 다르게 느껴질 거다.

그럼 몸과 마음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자꾸나.

내가 방금 너의 몸이 몇 개의 세포에 불과했을 때에도 거기에도 마음이 있었다고 했어.

지금 너의 몸은 셀 수 없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그 세포 하나하나에 다 마음이 깃들고 있지.

마음을 담은 세포가 분열하면서 너의 몸을 만들었으니 네 온 몸 구석구석에 마음이 배어 있는 거지.

생물 시간에 세포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을 거다.

졸지 않았다면 기억이 나겠지? 세포막, 미토콘드리아, 세포핵, 그리고 핵 안에 들어 있는 염색체와 유전정보들... 이것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지혜롭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배웠을 거다. 기억 나니?


그게 기억날 턱이 있는가.


선영 : 아, 네, 어렴풋이...

삼촌 : 이 세포 안의 물질세계는 도대체 무엇이 동력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 걸까? 누가 시켰길래 그토록 묵묵히 지혜롭게 일하고 있을까?


기억 안 난다니깐...


삼촌 : 세포의 마음이지.

분명 세포 하나하나에도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은 무한히 지혜롭고,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어.

세포 하나만 있어도 생명체의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 이미 현대과학으로 증명되고 있는 일이지? 황우석 박사가 그것 때문에 떠들썩했잖니.

물론 그 마음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마음인 것은 아니야. 마음은 오직 하나다.

세포의 마음, 너의 마음, 나의 마음, 그리고 이 우주의 마음은 다 하나란다. 그러므로 서로 통하지.


삼촌과의 대화가 생물 시간에서 철학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삼촌 :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또 물어보자. 우리 몸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선영 : 마음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군요.


삼촌 : 마음을 새롭게 먹는다고 표현해보자.

음식을 먹는 것처럼 마음도 먹을 수 있거든.

마음을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서 너의 자궁, 난소, 뇌하수체, 시상하부, 아니 온 몸이 반응한단다.

그러므로 네가 지금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가를 종종 생각해보렴.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들여다봐. 

그 마음이 너를 지금 움직이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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