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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성 Sep 29. 2015

#11. 의식은 물질을 만든다

[임신을 위한 힐링] #11

삼촌 : 그럼 이제 슬슬, 네가 궁금해하는 문제로 넘어가 볼까?


네, 그러자구요. 나는 동의의 뜻으로 눈을 반짝였다.


삼촌 : 지금 너의 문제는 난포가 때 맞춰 잘 자라지 않는 것, 즉 풍선이 잘 부풀지 않아서 배란이 잘 안 되는 것이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그 풍선을 부풀릴까?

선영 : 호르몬 아닌가요?


나의 대답에 삼촌은 씩 웃었다.


삼촌 : 이렇게 생각해보자. 만약 네가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신경질이 났다면, 전화선을 타고 온 전기적인 신호, 또는 그의 목소리가 너를 신경질 나게 한 것일까?

물론 음성 또는 말이 너를 신경질 나게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하지만 너를 신경질 나게 한 실체는 바로 그 말을 한 사람이지.

이와 마찬가지다. 호르몬은 그저 신호일 뿐이다. 그 신호를 보낸 존재가 있겠지. 그게 무엇일까?


선영 : 그럼 난소인가요?

삼촌 : 아니. 난소에는 난포들이 들어 있고, 이 난포가 부풀어 터져야 배란이 된다고 했지? 난포를 부풀어 터트리게 하는 호르몬은 난소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뇌하수체라는 곳에서 나온단다.


선영 : 그럼 뇌하수체가 풍선을 부풀리는 거네요.

삼촌 : 뇌하수체 역시 또 중간 전달자 역할을 할 뿐이지. 그 상부기관인 시상하부에서 지령이 내려오는 거지.


선영 : 그럼 결국 시상하부가 호르몬을 다 조절하는 건가요?

삼촌 : 보이는 차원에서만 생각할 때는 그렇지. 시상하부는 사령탑과 같은 역할을 하지. 그럼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시상하부 역시 사령탑 역할을 하는 기관이고 물질에 불과해. 그 기관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지 않겠니?


선영 : ......

삼촌 : 아까 말했듯이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말미암는다. 보이는 기관, 보이는 물질을 움직이는 것은 다름 아닌, 보이지 않는 마음이란다.



선영 : 마음이요?

삼촌 : 그래, 마음. 의식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신(神)이라고 한다.

야훼나 알라 같은 종교적인 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 존재의 요소로서의 신(神)을 말하는 거야.

그러나 신(神)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고 잘 와닿지 않지? 그러니까 그냥 마음 또는 의식이라는 말로 설명하자꾸나.

마음이 호르몬을 만들고, 마음이 호르몬을 지휘한단다.

보이는 물질은 재료일 뿐이야.

그 재료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고, 기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마음이 하는 일이다.


선영 : 음, 좀 심오하게 들리는데요. 그렇지만 제가 여성호르몬을 좀 더 만들자고 마음을 먹으면 정말 그게 마음대로 만들어질까요? 마음대로 안 될 거 같은데요?

삼촌 : 맞아. 그건 당장은 마음대로 안 돼. 마음대로 되는 기능이 있는가 하면, 마음대로 안 되는 기능도 있다. 우리 몸이 전부 우리 마음대로 바로 바로 움직이면 큰 일 나요. 그랬다간 벌써 백 번도 더 죽었을 걸?


선영 : 하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요.

삼촌 : 네가 잠에 빠져 아무런 의식을 느끼지 못할 때에, 네 마음은 그저 꿈나라로 가 있는 듯 하지만, 네 몸은 여전히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머리카락이 자라게 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고, 상처 난 세포를 치유하고, 소변도 만들고, 독소를 배출하고 있지. 자면서도 방귀 뀐다니깐. 하하.


삼촌은 정말 방귀를 잘 뀐다.


삼촌 : 네가 의식을 느끼건 안 느끼건 너의 생존을 위한 생명활동은 소리 없이, 꾸준히, 그리고 지혜롭게 계속된다. 이런 움직임을 너는 의식할 수 없고, 의지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 

그러나 이런 몸의 움직임 역시 의식이 행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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