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위한 힐링] #5
선영 : 아기를 갖고, 안 갖는 것도 제 선택에 달린 문제라구요?
삼촌 : 그래, 너의 선택에 달려 있어.
선영 : 삼촌, 저는 아기를 갖지 않기로 선택했던 적이 결코 없어요. 그런데 지금 제 운명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냐구요.
좀 흥분해서 소리가 커졌다.
삼촌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삼촌 : 너의 드라마는 아직 진행 중이잖아. 너 언제 마지막 회 했니?
선영 : ……
삼촌 : 작가는 바로 너야.
너는 작가이자 동시에 드라마의 주인공이야.
너는 행복한 시나리오를 쓸 수 있어.
네가 운명을 비관하며, 네 스스로 비극적인 시나리오로 마감하려 하지 않는 한…
삼촌이 틀어놓았던 아바의 앨범이 계속 돌고 있다.
또 다시 그 노래다. 주의 깊게 가사를 들어봤다.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cope with anything.
나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부를 수 있는 노래도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대처할 수 있습니다.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 even if you fail.
만약 그대가 동화 속에 나오는 놀라운 기적들을 보게 된다면 미래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턱을 괴고 있는 내게 삼촌이 말을 이었다.
삼촌 : 너는 지금껏 잘 해왔다.
네가 임신에 대한 소원을 이 우주에 계속해서 발사하는 한, 그 소원은 반드시 응답된다.
우주는 지금도 네 소원을 이루기 위해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어.
그러나 때때로 너 스스로 방해전파를 쏘기도 한단다.
임신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바로 방해전파야.
삼촌은 빙긋 웃으면서, 양 손의 검지손가락을 귀 옆에 세우고는 "지지직" 소리를 냈다.
삼촌 : 이제 방해전파 끄자, 응?
삼촌의 몸짓에 웃으며 대답했다.
선영 : 알았어요.
나는 내 인생의 작가다.
시나리오는 내가 선택한다.
오늘 아주 멋진 말들을 들었어요.
사실 오늘 제 문제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하여간 고마워요, 삼촌.
삼촌 : 그래도 오늘 삼촌이 여러 가지 처방을 해준 거 같은데?
건강(乾薑)차, 아바 노래, 그리고 작가 의식, 이 정도면 꽤 구체적이지 않니?
또 얘기 나누자꾸나. 네 남편이 너 기다리고 있겠다. 가서 뜨거운 밤 보내려무나. 사랑을 나눌 때는 임신은 잊어라. 숙제하듯이 하지 말고. 기계적인 작업이 되면 곤란하다.
선영 : 알았어요, 삼촌. 오늘은 숙모 못 보고 가네요. 다음에 또 들를께요.
정류장까지 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아바의 노래 I have a dream 을 흥얼거렸다.
집에 가면 가사를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이재성은 지금 여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