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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31. 2020

강철비 2, 정상회담

극장 안에는 열댓 명의 관객이 뜨문 뜨문 간격을 넓혀 앉아 있었다. 지난번 영화 반도를 볼 때의 대여섯 명 보다는 많은 인원이다. 코로나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사람들은 대처방안을 알고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는 중이다. 마스크를 쓰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서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영화관에 온 것이다.


전편의 이어 강철비 2에서도 북한의 쿠데타 세력과 정상회담 중 납치당한 남북미 세 정상 사이에서 남북한의 긴박한 사태 해결을 다루었다.  

강철비 1 북한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벌어지는 한반도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그린 영화다. 북한은 남한에 선전포고를 하고, 남한은 계엄령을 선포한다. 북한 군부는 핵무기 발사를 시도하고, 남한의 보수 강경파의 대통령은 미국의 힘을 빌려 북한을 무력화시켜려 한다. 위기의 상황에서 북한 권력 1호를 남한으로 대피시킨 엄철우와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는 전쟁을 막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는데... 두 주인공의 이름, '철우'를 우리말로 풀어 '강철비'라고 영화 제목을 붙였다. 영화 중 '남북한 분단으로 입는 고충보다 분단을 이용하는 무리들이 주는 피해가 더 크다'는 대사가 오랫동안 머리에 남는다.


강철비 2에서는 북미 사이에 핵무기 완전 이전과 평화협정 체결 우선 실행을 두고 북미 정상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협정 체결에 반발한 북한 호위총국장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호위총국장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한 원산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남북미 정상들을 납치하여 핵잠수함에 감금한다. 함장실에 갇힌 북한 정상은 김정은을 참작한 듯 젊고 영어에 능숙하다. 트럼프를 흉내 낸 듯 미국 대통령은 입이 거칠고 단순하며, 미국의 이익만을 대변한다. 남한 대통령은 침착하게 두 정상 간에 중재와 타협을 시도한다. 이들은 좁은 함장실에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게 된다.


미국은 일본을 이용하여 중국을 제압하려 하고,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군국주의의 회복을 꾀한다. 북한 잠수함 내에서의 쿠데타 세력과 장군님에 충성하는 북한군 간 격돌 끝에 쿠데타 세력을 제압하지만, 일본 핵잠수함과 폭격기의 의뢰정으로부터 북함 핵잠수정은 무사할 것인가?  독도 인근에서 자신들의 함정을 자가 격침당하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전쟁을 도발하려는 일본과 막후 세력의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를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인터넷에서 온라인으로 연재되었던 웹툰인 '스틸 레인'이 강철비의 원작이다. 한반도의 전쟁 시나리오를 다룬 스토리로 스케일도 크고,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일본, 남북한 간의 다양한 관점으로 국제정세를 조명한 이야기라 많은 구독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시나리오의 긴박한 사건 전개와 등장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에 빠져 들었다. 긴장이나 흥분보다는 오히려 한발 물러서서 관조자적 입장으로 영화를 보았다.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적 분위기와 국제정세, 핵 문제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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