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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20. 2020

간헐적 단식 효과를 기대하며

아내가 말했다.

현대인으로 살아가면서 비만한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지나치게 먹는 것을 탐닉하는 것을 조소하면서

적당히 몸매를 유지하라는 자극적인 귀띔이다.


그래서 일주일 한번 금요일 점심 후

토요일 점심을 먹는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오늘이 그 두 번째 되는 날이다.

공복감을 느꼈지만

참았다가 토요일에 적당한 양의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2시간쯤 지나자 무엇인가 아쉬움에

과자와 딸기를 주워 먹었다.

또 2시간 후

빛찬이가 주문한 회 몇 조각을 먹었다.

틈만 나면 먹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안되겠다 싶어 집을 나서 온천천을 걷기로 했다.

걷고 걸어 수영강 언저리에 닿았다.      


더 내려가면 민락동을 거쳐 해운대에 닿을 것이다.

방향을 틀어 올라가면 회동 수원지에 이를 것이다.

회동 수원지를 향해 걷다가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 기회에 가 보기로 하고 오던 길로

되돌아왔다.


수영강 인근 동래천에서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물오리와 흑두루미가 한가로이 쉬고 있었다.

안락동 인근 카페촌에는 연인들이 담소를 즐기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안락동 온천천 주변이 카페촌과 식당가로 변했다. 두루미와 오리를 도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익숙한 동래천이라 멀리 걸어온 것 같지 않지만

발가락에 자극이 왔고 관절 부위가 어둔해져

걸음걸이 속도가 느려졌다.



트랭글로 추적한 기록에 의하면

약 4시간에 15km를 걸었다.

무심코 집을 나가서 걷은 거리 치고 좀 먼 거리다.

그러나 힘든지 몰랐고 유쾌한 걷기였다.

다음번엔 두꺼운 양말 싣고 걸어 봐야겠다.

오늘 밤엔 잠이 잘 올 것 같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는 언제쯤 올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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