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영 Sep 08. 2020

중국의 현실과 쿤밍의 석림

중국, 리장 곤명 여행 넷째 날

첫날 묵었던 소피텔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9시 반에 석림으로 출발했다. 차는 곤명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타려 했으나 도로공사 중이라 진입로를 찾지 못해 국도로 달려야 했다. 국도는 깊이 파이고, 비로 이곳 저곳이 무너져 내렸다. 단 한 곳에서만 도로보수를 할 뿐 나머지는 방치되었다. 완전 복구될 날은 멀고 멀어 보였다. 대형트럭이 길을 점령하여 느린 거북이걸음 상황에 놓였다. 승용차는 도로가 패인 곳을 피해 지그재그로 달렸다. 도로 유실로 도로가 폐쇄되었다는 표시판만 있을 뿐 우회로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덕분에 2시간 거리를 덜컹거리며 돌고 돌아 3시간 반 만에 석림에 도착했다. 경제성장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화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중국의 현실과 속사정을 보여 주는 한 예라 하겠다.       


Stone Forest 석림은 바다가 융기되어 형성된 300평방 킬로미터가 넘는 대규모 카르스트 지형이다. 193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여 주은래 서기장이 직접 개발을 주도한 뒤 2001년에 유네스코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다. 일부만 개발되었는데도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산으로서는 최대 면적이라고 한다.

     

석림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마침 빗물이 흘러내려 바위가 갈라지고 있는 곳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석림이 형성되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 주는 예라 하겠다.


바람, 물과 세월에 닳고 녹은 뒤에 남아 있는 높은 괴석들 위에 인공적으로 조각물을 올려놓은 것 같다. 이젠 더 녹아내릴 것은 없을 듯하다. 다만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괴석과 조각물들이 지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염려하고 있었다.


괴석들 사이 좁은 틈을 지나는 곳이 많은데 죄 많은 사람이 지나면 조각물이 떨어질 것이라고 해서 조심하는 곳이 있다. 그래도 다행히 천벌을 받을 정도로 죄지은 자는 지나가지 않은 모양이다. 아직까지 바위가 떨어져 다친 사람은 없단다.
                   

누가 인위적으로 조각물을 올려놓은 듯
고양이 한 마리가 올라가 앉자 있는 듯
바람 불면 훅 떨어질 듯
붉은 배를 들어내고 우뚝 서있는 악어의 모습이 보인다. 악어 두눈이 선명하다.

대석림의 중앙에 오르기 위해 철제 계단을 올라 가는데 숨이 가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전날 옥룡설산을 오를 때 다리에 힘이 풀린 것도 고산에 의한 산소 부족 현상이 아니라 나이 탓일까? 아니면 한 일 년 운동 중단으로 비대해진 몸 탓일지도.   

대자연을 눈에 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남성 여강, 옥룡설산에서 펼쳐진 인상여강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