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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Sep 10. 2020

중국, 구향동굴과 송이버섯 샤부샤부

중국, 리장 곤명 여행 넷째 날(2)

 석림에서 한 30분 거리에 있는 구향동굴은 리족 자치현에 위치한다. 구향동굴은 리족들이 애써 농사를 짓는 대신 편하게 관광업에 종사하여 먹고살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구향동굴 풍경구내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리족이다. 동굴 안내와 카트를 모는 기사들이 리족 여자들이다. 리족도 나시족과 같이 모계 중심 사회로 남자들의 천당이다.


소수민족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명절을 지낸다. 리족들에게는 모닥불 축제가 최대의 명절이다. 1주일이나 진행되는 모닥불 축제 때 미혼 선남선녀가 모여 춤을 춘다. 춤을 추다가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여자는 그 자리에 쓰러진다. 그러면 남자는 그 여자를 안고 여자의 집에 가서 청혼을 한다. 심지어는 이렇게 만난 커플은 같이 하룻밤을 지내어도 흉이 되지 않는다. 리족은 개방된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

리족의 여자들은 폭이 넓은 망토를 이마에 두른다. 양쪽 귀부분 위에는 날개 표시가 있다. 날개가 양쪽에 다 있으면 미혼이고 하나만 있으면 정혼자가 있다는 표시이며, 날개가 없으면 기혼자를 의미한다. 아무리 예쁘더라도 날개가 없는 여자는 탐하지 못하도록 표시해서 마을 내 평안을 유지하는 지혜를 엿보게 된다.


연면적이 167 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구향동굴도 일부만 개방되고 있었다. 황토색 계곡 물이 흘러 거대 동굴을 형성했다. 지상으로 노출된 부분과 지하동굴을 반복해서 오가며 감상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0미터를 내려와서 보트를 탔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강물을 따라가다가 동굴이 형성하는 지점에 내렸다. 계곡 양쪽 중간중간 종유석이 형성되어 있다. 계단을 이용해 동굴 입구로 내려오면 엄청난 크기의 지하동굴을 만난다. 구향동굴이 중국 내에서 가장 큰 동굴이란다.

동굴 내에서 발견된 여러 종류의 진귀한 괴석과 화석들이 전시되어 있고, 멀리 하늘을 향해 뻥 뚫린 공간에 동물형상이 앉아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호랑이가 아니라 개 한 마리가 앉아 있는 형상이었다. 처음 동굴에 들어 설 때는 시원해서 좋았는데, 계단을 오르고 내리니 땀이 차고 더웠다.

포효하는 호랑이 또는 개


구향동굴 구경을 마치고, 삭도를 타고 땀을 말리면서 풍경구 입구로 빠져나왔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쿤밍으로 돌아왔다.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동 동안 깜빡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보니 샤부샤부 식당 앞이었다. 6월부터 9월 송이 철에는 줄을 서서 대기해 먹는다는 버섯 전문 식당이었다. 이 집의 샤부샤부를 먹는 방법이 달랐다. 여러 종류의 많은 버섯을 한꺼번에 오리탕에 쓸어 넣고 오래 끓여 먹는다. 송이버섯을 제대로 즐기는 법은 어린 송이버섯을 생체로 참기름에 찍어먹거나 송이를 살짝 데쳐 먹는 것이다. 그래야  송이 고유의 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중국 방식의 송이버섯 샤부샤부는 오랫동안 끓여 송이버섯의 고유 향과 맛을 잃어버렸다. 그냔 송이버섯을 먹는다는 기분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식당 옆자리에서 많은 중국인들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송이버섯을 즐기고 있었다.                                                  

운남성은 송이버섯으로 유명하다. 높은 산으로 둘러 싸인 탓에 적정한 기후가 오래 유지되어 3개월간이나 송이버섯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백중부터 단 한 달만 송이버섯을 채취할 수 있을 뿐이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보니 한국인 관광객 여럿이 송이버섯을 담은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있었다. 많이 난다고 하나 가격이 그리 저렴한 것은 아니다. 하루 전 여강 삼겹살 식당에서 송이 500g을 500위엔에 주문해서 구워  먹었다. 좋은 송이버섯 1kg에 13만 원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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