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영 Dec 03. 2020

미국 마이애미에서 만난 그래티피

도시재생사업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역사 박물관에 들렸다. 그곳에서 마이애미의 역사를 한눈에 꿰었다.

비스케인 만 하구에 있는 대서양 항구이자 최고의 휴양지인 마이애미는 1821년에 미국인이 점령했다. 마이애미는 중남미와 가깝다는 지리적 여건상 쿠바계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 다양한 중남미 출신의 인구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마이애미는 스패니쉬가 통용되는 중남미의 한 도시로 착각이 들 정도이다. 1960년대부터 쿠바 난민 30만 명이 바다를 건너 이 지역에 이주하기 시작하여, 마이애미 도심 내 쿠바인 거주지인 작은 아바나를 형성했다. 아바나에 가면 쿠바의 정취를 느끼게 된다.

박물관에서 역사의 증거들을 생생히 보았다. 1960년대 대규모 쿠바 난민이 바다를 건너 마이애미로 이주해 올 때 사용한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배. 시리아 내전을 피해 쪽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 인접국으로 떠나는 포트 피플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16세기 초부터 포르투갈인으로부터 아메리카 대륙으로 보내진 흑인은 약 1천만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도 제16대 링컨 대통령에 의해 노예해방 선언이 공포되기 전까지, 흑인을 대농장과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력으로 착취하였다.

항상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 지구 상의 경찰 역할을 해 왔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서부터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싸우는 미국으로 변했다. 이제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수호자임을 포기했다.

아열대 기후 덕분에 마이애미는 미국 최대의 겨울 휴양지로 발전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추운 캐나다와 미국 북부로부터 사람들이 몰려온다. 주민들은 비싼 값에 자신들의 집을 렌트로 빌려 주고 북부로 이동해서 스키를 즐기며 돈을 번다. 해변에는 화려한 고층 호텔들이 줄지어 섰고, 요트클럽과 골프코스들이 산재해 있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에 윈우드 거리가 있다. 과거 슬럼 지구로 도시의 빈민 거주지였던 이 거리가 도시 전체를 그래티피로 장식하기 시작하면서 식당, 카페, 패션과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쓰러진 건물이 재생되고 빌딩이 지어지면서 명물거리가 되어 마이애미의 주요 관광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땅 값이 치솟아 이제는 구매가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하는 한 교포를 만났다. 그는 윈우드에 'SOJU'라는 한국명 카페를 개점할 것이라며 준비 중인 카페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역시 실내 곳곳이 그래티피로 장식되어 있다.

윈우드의 거리는 그래티피로 뒤덮여 있다. 돈을 주고 입장하는 Wynwood Walls는 이 분야 전문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와 여러 곳의 포토 스폿이 있다. 일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작품의 복사본을 팔기도 한다.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다. 이러한 작품들이 동네의 벽면들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 보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것인가?   

젊음이여 영원하라.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전쟁 중단을 선언하고, 전쟁무기가 아이들 놀이기구로 변했다.
간디, 마틴 킹 목사, 테레사 수녀, 만데라 역사적 인물이 이곳에서 총 천연색으로 되살아났다.


부에노스아일레스의 라 보카는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에 발을 디딘 곳이다. 탱고의 발생지로 유명하지만. 블록 전체를 페이트로 칠한 원색의 화려한 건물로도 유명하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의 관광 명소인 셀라론 계단은 빈민가의 계단을 세라믹으로 개조한 곳이다.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그려진 타일도 붙어져 있다. 이 두 곳은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특별난 장식으로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이렇듯 한 가지 반짝이는 테마가 세계인을 불러 모우는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한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의 셀라론 계단은 빈민가의 계단에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세라믹 타일을 붙여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선박에 칠하고 남은 페인트를 얻어다 발랐지만, 페인트 양이 적어 벽면 한쪽만 바르고 다른 한쪽은 다른 색깔의 페인트를 칠하다 보니 화려한 원색의 건물이 되고 말았다.
라 보카 지역은 탱고의 발상지답게 거리, 식당 장소 불문하고 어디에서든지 젊거나 늙은 댄서들이 화려한 탱고를 춘다.

국내에도 이런 시도들이 있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벽화와 설치작품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마을은 미술관이 되고 길거리와 골목은 커다란 캔버스가 되어 사람들을 맞는다.

부산에서도 도시재생의 한 방법으로 거리를 벽화로 장식하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 도시재생 정책은 노후하고 열악한 환경을 가진 저소득 노동자의 밀집 거주지역에 토지의 이용 효율을 높이고 경제적 활력을 부여하여 재활성화를 추구하는 New Urbanism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주) 더 청연이 도시재생 정책의 일환인 도심 환경 정비 방법으로 벽화 문화거리를 만들고 있다. 상기 사진의 작업은 본인도 참여했다. 작은 시도이지만 환경이 정비되고 보기 좋은 거리로 변모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이애미 윈우드의 그래피티 거리가 부산의 문화거리 조성에 큰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특별한 컬렉션, 수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