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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Dec 15. 2020

노르웨이, 플롬 기차를 타다.

2017년 5월, 러시아 북유럽 여행

본격적으로 노르웨이의 자연을 감상하기 위하여 플롬 산악열차를  탔다. 산악철도(Flåm Railway)는 노르웨이 남서부 송네피오라네 주의 르달과 플롬을 연결하는 관광용 철도로서 1940년 8월 1일 개통했다.

5월인데도 날씨가 너무 추웠다. 관광객 안내소 내 가게에 들러 98유로 주고 검은색 재킷 하나를 샀다.    

플롬 노선은 가파른 산허리와 급격히 굽이쳐 오르내리는 산비탈을  지나 20개의 터널을  통과하는 코스다.  20년의 대공사 끝에 1940년 8월 1일 증기 기관차가, 1944년부터 전철이 운행되기 시작했다. 해발 2m의 역에서 출발하여 해발 865.5m의 미르달역까지 기차로 움직이면서 그야말로 노르웨이의 야생 그대로의 산악 풍경을 감상했다. 깊은 계곡을 가로지르면서 강이 흐르고, 눈 덮인 산의 가파란 절벽에서 폭포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산 농장은 깎아지르는 산비탈에  아찔하게 매달려 있었다.

해발 670m에 위치한 전망대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는 효스폭포를 즐길 수 있었다. 열차가 잠시 멈추고 있는 동안, 폭포 오른쪽 작은 건물 앞으로 붉은 옷을 입은 요정이 나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노르웨이의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훌드라를 재현한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밤에 훌드라 요정이 나타나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을 목동들을 유혹하였다. 남자들은 기이한 음악에 이끌려 요정을 따라갔고, 남자들은 모두 양으로 변하여 요정과 함께 폭포 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훌드라 요정이 나타나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점심을 먹고, 다음 기착지인 골(Sole)로 향했다. 잠시 노르웨이 음식에 관해 한마디 붙인다. 야채나 과일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고등어, 대구 등 수산물이 주요 수출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식사 때는 생선이나 해산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우리나라에서 육류로 만드는 어묵과 비슷한 맛이 나는 생선 미트볼이 등장했고, 양파나 토마토 케첩 등에 절인 청어가 자주 보였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젓갈처럼 푹 절인 이 음식이 짜겠다는 고정관념으로 아예 먹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우연히 한점 시도했는데, 그 맛이 남미의 세비체보다 좋았다. 그 후 새콤달콤한 그 맛에 빠져 매끼 먹게 되었다. 그 외 거위 간 푸아그라를 먹고, 우리나라에서는 보지도 못한 달콤한 맛의 연갈색 산양 우유로 만든 치즈를 먹었다.


골로 가는 길에도 피오르드를 잇는 많은 터널을  통과했다. 산을 뚫어 암반을 지나는 터널 속에 세 갈래로 나누어지는 로터리가 있었다. 직선 구조가 아닌 커브길과 S자형 터널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 번은 터널을 빠져나오니 바로 피오르드  물길을 가로지르는 바다 위 다리와 연결되어 있었다. 트롤(요정)의 혀로 유명한 하당에르 피오르드는 노르웨이 서해와 연결되어 있어 크루즈선으로 많은 관광객을 나르고 있었다.

트롤(요정)의 혀로 유명한 하당에르 피오르드

60km에 이르는 하당에르디바 고산지대를 지나는 내내 아직 녹지 않은 산이 온천지를 뒤덮고 있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도로만  제설작업이 되어 있었다. 나머지는 온통 흰 눈으로 덮여 하늘과 땅을 구분하기 어렵고, 별장이 덮이고 가게가 얼어붙어 문이 폐쇄되어 있었다. 도로변에 꽂힌 2~3m 작대기는 폭설로 사방이 구분되지 않을 때, 눈 위로 노출된 막대기 끝으로 도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쌓인 눈의 높이가 트럭의 높이보다 높다.

하당에르디바 고산지대를 지나자 눈 덮인 호수가 펼쳐졌다. 마침내 솔 호텔에 도착했다. 저녁식사를 한 후 호텔방 창가에 앉아 보트가 정박되어 있는, 마치 잔잔한 호수와 같이 천천히 흐르는 피오르드 물줄기를 보면서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북유럽 여행 후 노르웨이 풍경을 수채화로 옮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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