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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Feb 02. 2021

세계 제일의 명소,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남미 여행 16

라파즈에서 저녁 7시 야간 낡은 버스를 탔다.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했다. 특히 도둑이 많다는 사전 정보에 따라 분실을 막기 위해 가방을 가슴에 안고, 엉덩이가 배겨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먼길을 달렸다. 여명이 밝아 오고, 마침내 아침 7시 반. 12시간 반 만에 우유니 사막 근처에 도착했다.

1880년대 영국 자본이 볼리비아의 광물자원의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하였다. 남미 최대의 은광이었던 볼리비아 포토시와 우유니, 안데스 고원을 거쳐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이 철도는 1907년부터 1950년까지 사용되었다. 1940년대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광산업이 급격히 쇠퇴되면서 기차 운행은 중단되었고, 철도의 용도가 사라졌다. 결국 쓸모 없어진 기차를 우유니 사막에서 3km 떨어진 알티플라노 사막 위에 버려두게 되었는데,  이곳이 기차 무덤이라고 불린다. 기차 무덤은 우유니 사막과 함께 볼리비아의 유명한 관광 자원이 되었다. 생명체가 없는 거친 황무지 위에 버려진 낡은 기차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뽀얀 먼지... 우유니를 찾아가는 길에 잠깐 스치는 코스이다.

담장, 벽, 식탁 모두 켭켭히 쌓인 소금덩 어리를 반듯하게 잘라 만들었다.

기차 무덤을 거쳐 우유니 사막 한가운데 숙소에 짐을 풀었다. 라마 고기 한 덩어리와 퀴노아 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식당 문을 나서 우우니 사막의 소금을 얼음같이 톱으로 베어내서 가루로 분쇄하여 소금을 만드는 소금공장과 소금으로 만든 소품과 알록달록한 방한 스웨터를 파는 식당 등을 둘러보았다. 가옥의 담장, 벽과 식당의 식탁 모두가 반듯하게 베어낸 소금덩어리들이었다.   

물에 잠기지 않은 우유니에는 소금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소금 결정체처럼 오각형 무늬를 이루고 있다.
12월 ~ 3월  우기철에 가야 물에 잠긴 우유니 사막의 신비한 연출물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는다.

세계 제일의 명소,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 불리는 우유니 소금사막을 찾아갔다. 여행자들의 최종 목적지 우유니 사막은 끝없이 지평선이 이어졌다. 다행히 우기철이라 물이 찬 우유니 소금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 되어 하늘 끝과 땅끝이 만났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몇 개의 산이 물에 반사되어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신기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소금 호수 물에 비친 하늘과 구름, 산의 그림자가 만들어 내는 풍경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천지가 구분되지 않는 우유니에서는 위치에 따라 재미난 장면들을 연출할 수 있다.

사방은 어디가 끝인지  수 없고, 비교할 만한 사물이 없어 거리 감각이 사라지고 원근감이 없어졌다.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적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사진을 찍어 확인하니 하늘과 내가 물에 반사되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사진으로는 부족하고 기억 속에 심을 수밖에 없음을 절감했다. 이곳에서 나 또한 한 조각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신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일몰때 석양이 물에 반사되어 사방에 빛의 잔치가 펼쳐진다.

이제 해가 떨어지는 광경을 기대한다. 빛과 물이 어울려져서 대광경을 연출할 일몰을 기다린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2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자연의 대서사시와 마주쳤다.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빛이 산란되어 석양의 노을이 사방으로 반사되어 온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입을 닫고 사진으로 다만 그 일부를 남긴다.


내일 새벽 일출은 또 어떤 광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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