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샌디에고 행 24시간 버스를 타다
남미 여행 19
아침 6시에 깔라마로 이동하여 8시 버스로 샌디에고로 출발했다. 24시간 내내 달렸다. 끝없는 사막과 지평선을 지났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간식으로 비스킷 두 봉지와 오렌지 주스 하나 받았다. 중간 기착지에서 내려 샌드위치 하나 사 먹고 다시 버스를 탔다. 화장실은 400페소(800원)를 아끼려고 달리는 버스 안에서 해결했다.
500쪽짜리 존 그리샴의 소설 한 권을 다 읽고, 새벽에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니 조금 센치해졌다.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만도,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때가 그리워졌다. 함께 반응하고 웃어주는 것이 소중한데 지금은 너무도 무감각해졌음을 느낀다. 아! 언제였던가?
아내와 자녀들에게 더 살갑게 다가가고, 그들 목소리에 귀기우리고 모든 것을 수용하는 넉넉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여행이 끝나면 경주에 가서 오랫동안 못 만났던 옛 친구를 만나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