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영 Mar 03. 2021

브라질, 히우 데 자네이루 시내투어

남미 여행 36

빵 몇 조각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지하철을 타고 마라카냥 축구장 구경 갔다. 1950년 제4회 월드컵 개최를 위해 세워진 곳이다. 1950년 월드컵 결승에서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2-1로 패배했다. 패배의 충격은 브라질을 충격에 빠트렸다. 축구팬 중 2명이 심장마비로 죽었고, 2명이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후 '마라카낭의 저주'라는 말이 생겨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도 마라까냥 축구장에서 치러졌다.  앞선 경기장에서 부상을 입은 네이마르가 출전을 못했고, 브라질은 독일에 7-1이라는 참혹한 참패를 당해 또 한 번 자존심이 크게 훼손되었다.  이 경기장에서 2016년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어 브라질은 남자 축구에서 우승하여 금메달을 땄다. 마침내 세계 최강이라는 자부심이 회복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축구 황제 펠레가 데뷔골과 천 번째 공을 넣은 곳이기도 하다. 지토, 호나우도, 베베토 등 축구 영웅을 배출한 브라질 축구의 성지로 알려진 경기장이다. 최대 관중 수용인원은 20만 명까지 가능한데, 관객석에서 사고가 난 것을 계기로 입석을 없애 현재는 78,639명으로 줄었다.

호나우도 등 축구 영웅을 배출한 브라질 축구의 성지로 알려진 마라카냥 경기장에는 펠레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입장료 만원을 내야 경기장을 둘러볼 수 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락커에는 각 자리마다 메시 등 유명선수의 유니폼이 걸려 있다.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박물관 역할을 겸하고 있어서 유명선수의 기록 등이 전시되어 있다. 워밍업 룸과 기자회견실을 둘러보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면 경기장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타원형 모양의 경기장 내 의자 색깔을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채색되었다. 산뜻한 색 배치는 푸른 잔디와 잘 어울려 보기에 좋았다.

꼬르꼬바두 언덕 위에서 예수님은 '세상의 멍에를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로 말씀하고 계신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시티투어는 690m 높이 꼬르꼬바두 언덕 위에 팔을 벌리고 서있는 예수님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38미터 크기의 예수상은 브라질 독립 100 주년을 기념하여 1931년에 세워졌다. 이제는 리오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티켓을 사고,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차양막이나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맨 땅 위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려 꽂히는 땡볕에 땀이 삐지 삐질 났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순서가 되어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올라갔다. 과거에 이 언덕길에는 트램 전차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뿐이다. 꼬르꼬바두 언덕 정상에 가득 찬 사람들은 모두 사진 찍기에 몰두해서 서로에게 방해꾼이 되었다.

꼬르꼬바두 언덕 위에서 내려 다 본 히우 데 자이네루 모습. 세계 3대 미항답게 해안선이 오밀조밀하고 아름답다.

남의 사진에 서로가 찍히는 인간군상들은 예수님을 단지 사진 모델로만 여기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예수님 상 앞뒤로 지역이 구분된다. 전망대 앞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은 센트로, 빵 지 아수까르 해변, 호수, 이빠네마 지역으로 부유층이 사는 지역이다. 예수님 상 뒤쪽으로 빈민층이 사는 지역이라고 하니 가난한 자를 위해 오신 분이 부유한자를 바로 보고 있다니 아이러니다. 예수상을 만든 브라질인 에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와 폴란드계 프랑스 조각가 폴란도프스키는 어느 편에 속했는지? 궁금하다. 예수님의 은총에도 차별이 있는 건가?

평범한 계단에 세라믹을 붙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셀라론 계단. 우리나라 타일도 기증되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 방문 지역은 빈민가의 라빠즈 계단. 셀라론의 계단이라고도 불린다. 리우 라파 지역에 정착하게 된 칠레의 예술가 호르헤 셀라론이 1990년에 집 근처 계단을 타일로 꾸미기 시작하였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수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타일을 기증받아 2013년에 계단을 완성하였다. 라파 지구에서 산타 테레사로 이어지는 215개 허름한 계단은 60개국에서 수집한 2,000개가 넘는 타일들이 붙어져 리우의 명물 셀라론 계단으로 재탄생되었다. 과거 보잘것없는 우범 지역이기도 한 이곳에 세계 각국에서 가져온 세라믹, 알록달록하고 강렬한 색체의 타일을 붙여져 세계인이 모여드는 관광지로 탈바꿈되었다.  아르헨티나의 보카 지역과 더불어 좁고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곳이라도 색다른 아이디어가 보태지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검소하고 소박한 그러나 이색적인 메뜨로뽈리따나 대성당

  세 번째 방문지는 대성당 메뜨로뽈리따나. 밑지름 96미터, 높이 80미터에 꼭짓점을 자른 원뿔형 모양의 기이한 설계의 대성당이다. 커다란 철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면이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로 꾸며져 있다. 동시에 2만 명이 미사를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대성당이다. 유럽 등 여러 대성당을 둘러보았지만 검소하고 소박한 이 성당 구조는 참으로 독특하다.

마지막으로 오른 곳은 바다 위에 우뚝 솟아오른 바위산 빵 지 이수까르이다. '높이 솟아오른 꼭대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위 모양이 바게트 빵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빵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빵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포르투갈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발음이 똑같아 '빵'이라고 부른다. 200m 으르까 언덕에서 케이블카를 한번 갈아타고 396m 빵산에 오른다. 꼬빠까바나와 이빠네마 해변이 바로 발아래 펼쳐진다. 꼬르꼬바두 언덕 위의 예수상과 빵 지 이수까르는 서로 마주 보고 서있다. 빵산 사방을 둘러보면 섬들과 해안선,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 비행기 활주로, 요트 등을 볼 수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조화롭다. 마침 석양이 지는 때라 그 아름다움에 취해 다들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히우 데 자네이루의 여정을 끝냈다.

 

내일 아침 버스로 5시간 거리인 마지막 여행지 빠라찌로 떠날 예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질, 이빠네마 히피 시장과 해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