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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Mar 05. 2021

남미 여행 마지막 날, 랜드로버를 타고 밀림을 뚫고

남미 여행 38

아침에 일어나 빠라찌 해변가를 거닐었다. 휴양지 도시답게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에는 꽤 많은 보트가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근처에 아름다운 산호와 해양생물을 감상할 수 있는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으므로, 요트를 타고 나가 대서양의 깊은 바닷속에 몸을 담그고 배안에서 씨푸드를 즐기는 정도일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에메랄드빛 바다는 마음을 짙푸르게 물들일 수 있을지라도, 내려 꽂히는 뙤약볕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바닷물이 발목까지 차오른 해변가를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짧은 산책을 했는데도 어느 틈에 땀이 차올랐다. 바다보다는 정글을 택하기로 했다.      

11시에 랜드로버 지프차를 탔다. 잠시 마을을 벗어나자 정글이 나타나고, 빽빽한 밀림을 뚫고 산을 올라 계곡에 다 달았다. 수량이 풍부한 이단 폭포가 하얀 포말을 일으켰다. 폭서를 피하는 휴양객 기분을 잔뜩 냈다. 나무 그늘 밑 계곡 찬물에 몸을 담갔다. 아! 시원하구나.

한 시간 반쯤 계곡에서 쉬고, 지프차를 몰아 두 번째 계곡으로 이동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통나무 다리를 아슬아슬 조심해서 건넜다. 이번 계곡은 수량이 더 풍부했고, 폭포 아래 암반이 낮은 경사를 이루어 10미터 정도 뻗어 있다. 저마다 미끄럼을 타며 환호성을 질러댄다. 그동안 여행의 열기와 남미의 뜨거운 땡볕을 식힐 수 있었다. 서늘 서늘 한기가 드는 기분 좋은 느낌이다.

남미 여행 코스. 남미 사랑 동우회를 통해 함께 여행할 동료를 구하고, 페루 리마에서 만나 여행을 시작했다.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간다. 조용히 떨어지는 폭포수를 맞으면서 지난 50여 일간 여행의 흔적을 지워나갔다. 사진과 기행 기록만 남기고, 머릿속 기억은 깡그리 버리자. 이제 몸과 정신을 작업 모드로 전환해서 내게 맡겨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야 한다.


세상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충돌 없이 배려하며 내 목소리를 내며 올곧게 살아가자.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내 삶의 태도가 되길 바란다. 가족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를.

One love, One heart.
Life is a long weekend.
Life i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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