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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29. 2021

모스크와 가톨릭의 도시,  코르도바

2018년 스페인 + 포르투갈 + 모로코, 첫 번째

세상은 코로나의 덧에 걸려 꼼짝 못 하고 혼돈에 빠져 있다. 인류는 과거 여러 번의 질병 위기를 맞이 하여 매번 수 천만명 또는 수 백만병의 인명 피해를 내고 역사를 이어왔다. 그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21세기의 현 국가들은 이기심과 일부 국민의 아집으로 인류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내 나라 국민만 안전하면 된다면서 부자 나라들은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려들고, 일부 배부른 국민들은 백신 맞기를 거부하고 있다. 가난한 제3 국의 백신 공급은 부족하다. 빈부의 격차는 사람들을 고립시키고, 어디든지 마음 놓고 다니던 이전의 행동 패턴으로 회복될 길은 요원하다. 세계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이 없다. 전 세계가 코로나에 대한 집단 면역력을 갖는 시기는 언제쯤이나 될까?  


꼼짝 못 하고 갇힌 존재가 되고 말았지만, 다행히 기억공간은 멀쩡해서 옛 추억을 떠 올릴 수 있어 다행이다. 2018년 가을에 다녀온 여행을 반추해 보려고 한다.




남미를 가기 위해 중간 기착지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잠시 머문 적이 있다. 마드리드의 왕궁, 미술 박물관, 인근 톨레도, 고속열차 렌페를 타고 세비야를 다니면서 나름 스페인을 체험했다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 가우디 건축물을 보지 못한 탓에 다시 스페인을 택했다.


스페인은 페루 등 남미의 여러 나라와 필리핀의 400년간 지배 등 중세 이후 앞선 해양기술과 탐험심을 기반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식민지로 지배하며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현재는 그 명성이 퇴보하고 농업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뿐이다. 터키 인스탄불을 거쳐 14시간 반 만에 스페인 말라가 상공을 나는 비행기에서 내려 본 스페인의 지면은 온통 낮은 언덕과 구릉뿐이었다. 말라기에서 코르도바로 가는 고속버스 밖으로 올리브 나무가 끝없이 펼쳐졌다.           

 

많은 식민지를 소유했던 스페인도 그 이전에는 오랫동안 외부의 침략에 시달린 한 많은 나라이다. 기원전 216년부터 600여 년 동안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BC 400년경 게르만의 대이동 때 로마는 물러가고 다시 600년경부터 아랍의 지배 속에서 800년을 살아오다가 마침내 1492년에 그라나다 전투에서 아랍을 완전히 그들 땅에서 몰아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코르도바는 과거 스페인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코르도바는 한 때 로마가, 그리고 아랍인이 침략의 교두보로 삼은 도시이다. 코르도바에는 2050년 전에 만들어진 로만 브릿지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강을 건너면 모스크 가톨릭 대성당이 있는데 세계 3대 모스코로 알려져 있다.  규모는 25,000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크다.

2050년 전에 만들어진 로만 브리지
코르도바 모스크 가톨릭 성당

지금은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최초 700년경에 아랍인들은 그들이 물리친 로마인들의 건축물에서 기둥을 빼내 자신들의 모스크를  설립했다. 기둥이 850개나 되고 모슬림 증가에 따라 3차례 증축을 했다. 규모가 커지자 마이크가 없는 시절이라 건물구조적으로 울림통을 만들어 모스크 내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1146년 스페인은 아랍인을 물리치고 코르도바를 가톨릭 도시로 선언하고 모스크를 성당으로 헌납했다. 건축양식만 모스크이고 그 외 모슬림의 흔적은 찾아볼 수없다. 그림과 장식이 모두 카톨릭 풍이다. 당시의 모슬림은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거나, 개종을 거부한  자들은 이 땅에서 산악지역으로 쫓겨나 1237년에 그라나다 알람브라 왕궁을 건축하기 시작했다. 1492년도에 그라나다 전투에서 패하여 아랍인은 스페인 땅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모스크 850개의 기둥 중 로마 석축 기둥이 80%를 차지했다.   
이 건축물을 향해 외치면 목소리가 울려 모스크 내부 전체로 퍼져나간다.


성당 밖 고대 건물들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로만식 기둥을 뽑아 개인 건물의 기둥으로 사용하는 곳이 있어 놀라웠다. 주로 상점으로, 식당으로 혹은 플라멩코 댄서 공연장으로 사용된다.  상점에서 망고,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그 맛이  별로였다.

고대 건물이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로만식 기둥을 뽑아 개인 집 기둥으로 사용하고 있다.


14시간 반을 항공으로, 1시간 반을 고속버스로 달려 코르도바로, 관광 후 2시간을 달려 그라나다 호텔에 도착했다. 첫날부터 강행군이다.

 
차 창가에 펼쳐진 아름다운 구름을 보면서 내일 하루 멋진 경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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