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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Apr 18. 2021

도다리 쑥국

명동  바다낚시

지난번 서울 출장 갔다가 잠시 명동을 들렀다.

그 많던 인파는 다 어디 가고,

온통 중국말에 묻혀 중국 어디쯤인지 착각할 정도였던

명동 입구부터 명동 성당까지 사람들이 사라져 버렸다.

간혹 한 두 명 종종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상점  몇 개도 임대 표싯글을 내붙이고

문을 굳게 닫아걸었다.

진해 명동도 오가는 사람들은 줄었지만

거가대교 밑 저도 앞바다에는 명동에서 출발한 낚싯배들이  

낚시 당자리를 찾아 분주히 오고 갔다.

낚싯배마다 코로나로 실내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싣고 다니면서

콧구멍에 바닷바람을 공급하고

자외선 부족으로 창백한 피부에 사월의 태양을 쬐여 주었다.

봄  도다리라고 했지.

행히도 깻잎 크기에서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도다리가 입질을 했다.

편대 두 개를 펴고, 낚싯대 하나를 드리웠으니 안 잡히면 서운하지.

한 20마리는 잡은 것 같다.

세꼬시로 먹으면 딱 좋을 크기들이다.


낚시를 끝내고 배가 명동항에 닿을 때쯤에

손이 많이 가는 세꼬시는 포기하고

쑥국이나 끓여 먹자며 손바닥만 한 놈 몇 마리 챙기고

나머지는 배에 두고 내렸다.


집에 와서 도다리 비늘치고, 낚시 바늘 빼낸 후

다시 물에 도다리 넣어 끓인 다음

된장 풀고 쑥을 넣어 한 소끔  끓여서 먹었더니

횟집에서 사 먹는 맛보다야 떨어지지만

 도다리 쑥국  비슷한 맛이 났다.

비로소 올해 봄 도다리 쑥국을 챙겨 먹은 것인가?


코로나로 외식을 삼가하다 보니 사는 재미 중 제일인

먹는 것도 제대로 못 챙겨 먹었다.

봄 도다리 쑥국도 봄이 다 끝날쯤에야 먹어 보고,

청도 미나리에 삼겹살도 동료들과 같이 먹지 못하고

택배로 주문해서 집에서 홀로 먹으니 그 맛이 예전 같지 않았다.


코로나로 모든 활동이 통제되고 먹는 것조차 제한되고 있는 이때,

다행히 명동항 바다낚시는 가능해서 오늘 하루

야외활동과 봄철 절기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 있어

즐겁고도 고마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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