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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n 05. 2020

말 달리자, 몽고로 출발

첫번째 이야기

오래전에 몽골의 더 넓고 푸른 들판을 말을 타고 달리는 소망을 가졌었다.

거침없이 말 달리는 기상이  젊은 기개에 어울렸으나 시간적,  경제적  이유 외에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때라 감히 시도 자체가 어려웠다.


이제 시간이 흘러 몽골로  향하는 여객기 탑승을 앞둔 지금은 그때의 열정과 기개는 희미해지고 관조적 입장을 가지고 뒤를 돌아보게 되는 중년이 되어 버렸다. 더구나 겨울이 깊어 땅이 얼어붙고 두꺼운 옷으로  몽골의 추운  바람을  막아내야 하는 10월 말의 도발적인 여행이라 말달리기를 얼마나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작은 이탈을 통해 자신의 말을 몰아 세상을 호령하던 칭기즈칸의  거침없는  야성과  세계인을 안는 포용력을 가슴에 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몽골의 공산혁명가 및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왔다는 수흐바토르 광장에는 그의 동상과 칭기즈칸의  동상이 서있다. 칭기즈칸 관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울란바토르 도착.

칸은행에 들러 외국인 거래에 관해 알아봤다. 적금 이자가 연 복리 15%, 입출금 자유롭단다. 국내로 송금도 하루 이만 불 가능하다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우리에겐  큰  메릿트로 보인다.


마트에서 산 소고기, 말고기 육포는 다소 비릿하지만 먹을 만하고,

과일은 한국보다 비쌌다.

마트엔 자체 생산한 수제 맥주가 한 병에 천오백 원 정도 한다.

점심으로 오천 원하는 소고기 갈비가 든 가락국수를 먹고 광장에서 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몽골인은 결혼이나 주요 행사엔 반드시 이 광장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고, 마침 행사를 하고 있는 아주머니가 있어 사진 한 장 함께 찍었다.



저녁엔 국내 TV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블랙버거 팩토리에 들러

까만 비닐장갑 끼고 수제식 까만 버거를 먹었는데, 맛이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와 비슷했다.

남은 날에도 몽골의 맛집을 두루 다녀 볼 작정이다.


호텔 인근 나이트클럽엔 금요일 저녁이라 차와 사람들이  넘쳐나고,

거리에서 보지 못했던 핸섬가이, 뷰티플 걸들이 흐느적거리며 젊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국의 젊은 푸르름이 넘치는 곳에 말도 통하지 않아 어울리지 못하는 이방인이

꾸어놓은 보리자루처럼 한자리에 앉자 있다가

한 시절  좋았던 때를 그리워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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