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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May 14. 2021

긴 휴식 후 새로운 시작, 첫 완성품

수채화 그리기

긴 휴식으로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먼저 A4 보다 조금 큰 크기에 그림을 그려 보았다.

색체 선택도, 물감의 농도 조절도, 붓의 선택도,

붓놀림의 속도도 어설프고 어설펐다.

꾸역꾸역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하여 연습용 수채화를 완성했다.


거칠고 투박했다.

물감이 흥건히 고였다가 말라버린 자국과

물감이 채 마르지도 않은 상태에

덧칠해서 종이가 일어나고 보풀이 생긴 자국이 눈에 거슬렸다.

연습용 수채화(8절지 크기)


동일한 작품을 다시 그려보기로 작정했다.

4절지 수채화 전문 용지에 스케치를 하고

물 위로 드러난 선명한 부분과 나뭇잎이 차지하는 부분을 남겨둔 체

채색을 해 나갔다.


시선이 집중될 곳을 밝고 선명하게

나머지 부분은 시선이 분산되도록 적절히 처리했다.

물에 잠긴 부위도 심도를 조정하고

화실 선생의 조언에 따라 그림의 전체 구도에 맞게 색감을 맞춰 나갔다.   


회사 일로 화실을 빠지는 날이 늘어나고

그림 그리는 진도가 느려졌다.

예상한 시일보다 그림을 완성해 가는 시간이 지연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긴 휴식후 첫 완성품(4절지 크기)


화실 선생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보완하자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생동감이 붙고 갔다.

다만 스스로는 어디가 잘 못되었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난감했다.

이번 주에는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선생의 조언을 듣고 나면 비로소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명암을 조정하고 경계를 구분하고 색채를 보강하고 나면

그림이 좋아지는 것에 대해 짜증이 났다.

왜 스스로 알아내지 못했을까?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는 것'은

더 많은 수련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척 보면 압니다'라는 것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자기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이겠지.

그래서 나는 여전히 연습생에 불과하다는 것.


처음의 마음대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연습하고 연습할 것.

한 곳에 한 10년을 투자해야 일정 수준에 오를 수 있다.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림을 그리는 몇 시간 동안 모든 것 다 잊고

오직 그림에만 몰입하는 것을 즐길 수 있기를.


언젠가는 실력이 부쩍 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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