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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Aug 11. 2021

유럽 대륙의 땅끝 마을, 포르투갈 까보다로카를 향해

2018년 스페인 + 포르투갈 + 모로코, 여섯 번째

동이 트기 전에 세비야를 떠났다. 강 언덕에 세워진 예수상을 지나 태호 강을 건너 페니키아 인이 세운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도착했다.


태호 강 언덕에 세워진 예수상.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페루 푸스코 등 높은 언덕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예수상 설치는 유행인 듯하다.


지중해와 북해를 연결하는 무역로의 중개지와 남미 브라질 등 대량의 식민지를 개척한 해양대국의 중심지였던 리스본은 1755년 진도 9의 엄청난 지진으로 전체 도심의 90% 이상이 폐허로 변했다. 이 대재앙 속에서도 살아남은 옛 건축물이 도심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히브리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종교인의 이름을 딴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렝 탑, 폐허 후 폼발 후작에 의해 계획된 바둑판 모양의 건축물과 도시구조는 인구 100만의 리스본에 연 1,5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도시를 온전히 둘러보기 위해서는 뚜벅이로 직접 걸어 다녀야 하겠지만,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이동수단인 툭툭이를 타고 리스본의 가장 높은 언덕과 골목길, 크루즈 선박이 입항한 강폭이 24km나 된다는 태호 강가를 둘러보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제로니무스 수도원. 바스쿠 다 가마의 성공적인 항해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대지진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대항해 시대의 상징물
스페인 출신의 수호성인 성 빈센트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탑으로, 대항해시대에는 왕이 이곳에서 선원들을 알현했다고 한다. 대서양의 귀부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도토리를 먹은 흑돼지 뒷다리로 만든 이베리코 하몬. 발톱까지 까만 흑돼지로 만든 하몬이 값이 비싸고 맛이 제일 좋다.


파이의 한 종류로 밀가루 반죽을 얕게 펴고, 그 위에 계란, 설탕, 생크림. 바닐라향을 섞어 만든 커스타드 크림을 얹어 구운 에그타르트는 따뜻할 때 먹으면 바삭바삭한 것이 맛이 그만이다. 에그타르트는 1837년 리스본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후식이다. 최초로 에그타르트를 구워 팔았던 빵집이 지금도 그 자리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줄을 서고 있다.

에그타르트는 1837년 리스본에서 최초로 개발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후식이다. 지금도 최초의 그 자리에서 에그타르트를 굽고 있다.


리스본에서 차로 40분을 달려 유럽 대륙의 최 서쪽 땅끝마을인 까보다로카에 서면, 대서양의 시작을 느낄 수 있다.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서사시인인 카몽이스는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칭송했다. 이 글귀는 땅끝마을을 상징하는 십자가 돌탑 뒤에 세겨져 있다.

유럽 대륙의 최 서쪽 땅끝마을 까보다로카의 상징물인 십자가


오늘의 숙소인 세계문화유산지로 지정된  가톨릭 성지인 파티마로 이동했다. 1917년 5월 13일 루치아 등 세명의 어린 목동에게 나타난 성모의 발현지다.


성모가 이 나무 위에 나타나셨다고 한다. 그 당시 성모 발현을 기념해  건축된 원래의 소성당.  성모의 발현지를 기념하기 의해 건축된 바실리카 성당 내부에는 세 목격자의 무덤이 있


그때 '러시아는 회개하고 세계는 평화를 찾을 것이다'라는 예언을 하였는데, 70년이 지나고 베를린의 장막이 무너짐으로써 실천되었다고 사람들은 믿게 되었다. 성모의 발현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의심, 실증과 확인을 거쳐 마침내 교황으로부터 공식적인 기적으로 인정받은 후 파티마는 가톨릭의 성지가 되었다.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예수님이 태어나신 예루살렘 다음으로 성지 방문을 희망하는 곳이 되었다. 이곳은 매일 저녁 파티마 대성당 앞에서 촛불 미사가 열린다. 성모의 발현지를 기념하기 의해 건축된 바실리카 성당 내부에는 2005년 97세까지 수녀로 봉사했던 루치아의 무덤이 있다. 또한 예언된 대로 기적이 일어난 지 2년 뒤 1919년 죽은 프란치스코와 히야치타 마르토의 무덤이 있고,  '파티마의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매일 저녁 파티마 대성당 앞에서 촛불 미사가 열리고, 100m가 넘는 거리를 무릎으로 기면서 희생과 참회의 기도를 드린다.


매년 5월 13일과 10월 13일에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이곳 성지를 찾아 대규모의 미사를 드린다. 자신의 생각, 말, 행위로 범한 죄를 씻고, 고통받는 배우자와 자녀, 이웃을 위해서 기도한다. 핵무기로 전쟁의 위협이 고조될 때 한반도를 위해 기도하기도 했단다.


지도상으로 보면 파티마 위치는 포르투갈의 콧잔등에 해당하고, 코끝이 땅끝마을 까보다로카이다. 코 바로 밑이 리스본이다. 포르투갈은 우리나라보다 작고 국민소득이 적은, 유럽 나라 중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키가 작고, 남자들은 다정다감한 편이나 여자들은 못나고 무뚝뚝하다. 그래서 한국 여자들은 이곳에 오면 뛰어난 외모로 우쭐해질 수 있다. 모계사회로 강한 가족애로 뭉쳐져 있다. 대 항해 시대에 서민으로서 긴 항해, 기다리던 남편의 죽음, 이웃나라의 침략과 독재 등은 우울과 슬픔과 한의 음악 파두를 낳았다. 리스본 골목길 식당에서 우울하고도 한이 맺힌 긴 곡조의 파두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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