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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Aug 19. 2021

가우디 건축의 도시, 바로셀로나를 향하여

2018년 스페인 + 포르투갈 + 모로코, 아홉 번째

인구 140만 명의 바로셀로나는 스페인의 북동부 지역에 위치해 있고, 프랑스 국경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지중해에 접한 중요 항구도시이다. 연 관광객이 4천만 명이나 찾아오는 세계적 관광지이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딕지구라고 불리는 구시가지와 현대의 빌딩으로 채워진 신시가지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번잡하다. 오죽하면 현 시장이 바로셀로나 시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을 줄이기 위해 시내 호텔 건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공약으로 시장이 되었을까? 그들은 관광객을 성가스럽게 생각한다.

바로셀로나 거리는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재래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시내 도처에 로마시대 때 축조된 건물들이 많았다. 

스페인은 농사 등 1차 산업이 주 산업이다. 그러나 국가와는 달리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정치,  문화, 경제적으로 성공한 바로셀로나는 그들만의 독립된 국가를 꿈꾸고 있다. 높은 소득으로 바로셀로나가 주도인 카탈루니아가 자치 독립국을 선언하면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꿈꾸지만 스페인 정부와 전체 국민들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 과거 한 번도 왕국이거나 수도이었던 적이 없는 바로셀로나의 주장은 괘씸하고 반역적 행위로 취급되었다. 시내 곳곳에 노랑 리본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의 세월호를 연상시켜 깜짝 놀랐다. 이들이 어떻게 알고...  확인한 바, 노랑 리본은 바로셀로나 독립을 주장하며 감옥에 가 있는 주동자들이 하루속히 풀려나기를 기원하는 소망의 표시이다. 타 지역의 스페인은 바로셀로나 시민들이 차갑고 이웃과 인사를 나누지 않고 계산적이라 상종 못할 사람들이라고 취급하는 듯했다. 가족끼리 회식을 하더라도 자기가 먹은 것은 자신이 내야 한다. 심지어 여인끼리 식사하더라도 각자가 내야 한다며 몰인정하다고 흉을 본다. 좀 웃기는 것은 바로셀로나에 살고 있는 중년 교민 가이드도 이 도시인의 특성을 그대로 닮은 듯하다. 애석하게도 인간적인 정이 부족해 보였다.


 안토니 가우디 이코르네 트(1852.6.25 ~ 1926.6.10)


이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가우디 건축물을 관광하는 것이다. 그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1852년 6월 25일 태어난 안토니 가우디 이코르네트는 1883년 성가족 대성당 건축 총감독으로 취임하여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그는 대성당 건축물 완공에 총력을 기울이다 1926년 6월 10일 성당 앞 전차에 치여 생을 마쳤다. 대성당을 비롯하여 그의 7개 건축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직선을 사용하지 않고 곡선과 모자이크와 철을 소재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그는 20세기가 나은 가장 독특하고 천재적인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다.

바다가 주제인 까사밀라 아파트(아래 중간 사진). 곡선으로 파도와 물결을 표현했고, 발코니는 미역으로, 정문은 나비의 날개 문양으로 표현했다.


바로셀로나 시내에 흩어져 있는 가우디 건축물을 찾아다녔다. 가우디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물질적으로 지원했던 구엘과 합작으로 54 가구가 입주하는 타운을 설계했다. 달랑 모델하우스 한 채뿐 전혀 분양이 되지 않자 작품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조건으로 시정부에 기부된 것이 구엘공원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곡선과 돌과 모자이크 기법을 사용한 건축물을 이해가 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현대인 조차 미친 건축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구엘 공원 조감도

구엘 공원의 가장 높은 정상까지 마차가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그 언덕을 야자수가 자라는 과정으로 표현했다. 마차길은 견고해서 트럭이 다닐 정도로 견고하다. 그는 산을 개간하면서 나온 바위와 돌을 건설물의 재료로 활용했다.


공원을 둘러보는 사람들을 위해 쉬는 곳을 마련하였는데, 광장 둘레를 전부 이어 120여 미터나 되는 세계 최대 세라믹 의자를 탄생시켰다. 앉자 보았다. 허리가 받혀지고 어깨를 기댈 수가 있어 너무도 편했다. 지압을 할 수 있도록 세라믹 손 지압대가 있었다. 365개의 기둥이 떠받친 광장 위에 마련된 세라믹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가우디는 구불구불 곡선으로 표현되는 뱀을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시켰다. 심지어는 가족 대성당 외부에도 두 마리의 뱀을 조각해 넣었다. 비가 내리면 의자 밑 물구멍을 통해 뒤쪽에 조각된 뱀의 입을 통해 흘러 지하에 물이 고인다. 강수량이 적은 이 지역에서 정원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딱딱한 세라믹 의자는 인체를 감안해 디자인하여서 보기보다는 편하게 느껴졌다. 


그의 대표작인 성가족 대성당은 1882년에 착공하여 135년이 지금 현재까지도 전체 60%의 공정을 마친 미완성 건축물이다. 높이가 최대 170m이다. 현대적 기중기가 없을  때 어떻게 하늘 높이 자재를 올릴 수 있었을까? 건축 중이라 다행히도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있어 감사하다. 가우디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완성 예정이란다. 성당 지하 박물관에 보관된 대성당의 기본 설계와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박물관 도표로 보는 성가족 성당의 역사
성가족 성당의 기본 평면도는 십자가 모형으로 설계되었다.
최종 완성 모형과 건물 내부 골격 구조
첨탑 꼭대기의 화려한 장식과 모형, 다산과 번성을 의미하는 솔방울 모형의 부속건물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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