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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Nov 30. 2021

혼돈 1

옛 상하이 이야기, 첫 번째

회사에서 새로운 Business Item를 발굴, 개발하는 업무를 맡게 되어 세계 통신업계의  새로운 동향을 살펴보고 아이디어를 얻고자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통신 전시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택시로 타고 전시장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입장을 위해 안내 부스에서 명함을 내밀었더니 사전 예약이 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분명히 예약을 했다고 몇 번이나 말하고 다시 확인해 달라고 따졌더니만 '새로 등록하면 된다'면서 입장 티켓을 내주었다. 넓은 전시장으로 둘러보니 전시 주제가 통신과 무관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안내장을 꼼꼼히 살펴보았더니만 통신이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장비, 약품, 화장품에 대한 전시였다. 순간 당황했다. 아시아 통신 전시장은 이곳이 맞는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예약되지 않은 이곳에 따져서 무료 입장권을 받아내고... 전시장 안내가 영어가 아닌 한자로 되어 있어 잘못 알고 엉뚱한 곳을 찾아가서 마무가내로 입장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후로 이 분야 전시회가 열린다는 초대장이 매년 중국에서 날아오고 있다.   


의료 전시장을 빠져나와 주변을 살펴보니 넓은 전시장 한쪽에 아시아 통신 전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인지라 여러 개의 전시회를 동시에 개최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대규모의 전시장이었던 것이다. 이번엔 예약된 입장권을 받아 목에 걸고 당당히 익숙한 통신 전시 제품 등을 둘러보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의료 전시장에서의 일에 대한 당혹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대규모 통신 전시장에는 우리 회사의 전시부스도 상당한 크기로 자리 잡고 있었다. 회사에서 전시, 시현하고 있는 Network Operation & Control 분야는 세계 유수 통신 부스에도 유사한 주제의 기술과 시스템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조카가 국립 종합대학이며 명문대학인 상해 복단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사귄 친구가 상해에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고 해서 저녁식사의 가이드로 불러냈다. 택시와 지하철을 옮겨 타고 상하이 맛집으로 명한 두 식당을 찾아가서 입맛을 다셨다.  비싼 물가로 유명한 상하이이지만 이 친구 덕분에 화려하고 좋은 중식 식당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 후 88층 스카이라운지에 들러 내부 치장이 화려하고 매혹적인 분위기에서 차를 즐겼다. 아쉽게도 짙은 안개로 야경을 볼 수 없었다. 상하이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경쟁하듯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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