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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Dec 06. 2021

짝퉁, 예원 그리고 인류 역사

옛 상하이 이야기,  두 번째

여행을 떠나오면 현지에서 한 가지 기념품을 구매한다. 훗날 그 기념품을 보면 그 여행지에서 있었던 기억들을 다시 생생히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도시 지도를 구하여 살펴보니 골동품거리가 있어 호기심에 생겼다. 지하철 타고 물어 물어 갔더니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오래된 상가들이 줄이어 골목길을 형성하고 있고 옛 물건들로 가득했다. 골동품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마음에 든 것은 용 한 마리가 엉켜 있는 향로였다. 흥정을 위해 가격을 물어보니 300 위안을 달라고 한다. 100위안 주겠다고 하니 안된다고 하고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150위안까지 낮추었다.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어 다른 가게로 발을 돌렸다. 가게마다 부르는 가격은 300위안, 200위안,... 마침내 한 가게에서 80위안으로 흥정하고 값을 치르니 조악한 종이에 둘둘 말아서 얇디얇은 비닐에 넣어 건네주었다. 구매한 향로는 꽤나 정교해서 용이 활기를 치듯 생생하여 맘에 들었다.


   훗날 부산 구덕 운동장을 지나칠 때 거리 난장에 골동품들을 펼쳐 있었다. 지나치듯 보고 있는데, 상하이에서 구매한 용 향로와 유사한 것이 있어 가격을 물어보니 한국돈 2만 원만 달란다. 이런 복사품이구나. 중국의 복사품 짝퉁이 물을 건너와 한국에서 버젓이 골동품으로 팔리고 있다. 집 거실장에 있는 나의 용무늬 향로도 복사품일 것이고.  복사품이라 하기엔 너무 정교한데.  중국인의 복사 기술은 혀를 내둘를 정도로 정교하다. 그들은 가짜 계란을 만들어 내고 가짜 쇠고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내가 피해자가 되니 기분이 꿀꿀하다.            


중국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예원을 찾아 지하철을 탔다. 북경에 이화원이 있다면 상해에는 예원이 있다. 먼저 예원 자체보다는 그 주변의 예원 상가가 규모가 크고 볼 것 많고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상가에서 파는 샤오룽바이 만두이 유명하다. 한 30분 줄 서서 기다려서 겨우 주문했더니 만두 6개가 그릇에 담겨 나왔다. 만두 안은 여느 고기와 야채 다진 것으로 채워져 있고, 차별 나는 것은 만두소에 만두소와 속즙이 흥건히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만두는 기대한 것처럼 맛있었다. 속즙을 빨아 마시고 난 뒤 만두를 한입 가득 베어 무는 것이 먹는 순서다. 즙이 뜨거워 입을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예원은 명나라 반윤단이 아버지 노후를 위해 1559년에 축조한 것인데 28년 긴 시간 동안 공들려 지었다고 한다. 40여 개의 정자, 누각과 연못으로 이루어졌다.                               


자리를 옮겨 상하이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 입장료가 무료라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찬찬히 살펴보았더니 마치 우리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가서 살펴보는 기회로 느껴지는 귀한 체험이었다. 종이를 발견하기 이전엔 동물뼈나 거북 등에 글을 새겼다는 전설 같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시절 돌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이 있었는데, 그림이 얼마나 정교하던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옥돌에 새긴 풍경과 갑골문자


수렵생활을 하던 인류가 정착을 하게 되고, 물물 교환하던 시절에서 발전하면서 등장한 초기의 화폐들. 무협영화에서 음식 주문 후 식탁 위에 던지는 금/은 덩어리 화폐, 전국시대 조나라, 제나라에서 기원전에 사용했던 칼 모양의 돈들. 인류의 발전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류 초기의 돈, 그 돈을 찍어내던 주물 틀


그 외에도 과거 음식문화의 발달을 확인할 수 있는 도자기들, 그림들, 수레...


다리도 아프고 피곤했지만 쉬지 않고 넘치는 호기심으로 넓은 박물관 전시물을 살펴보았다. 


국내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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