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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n 18. 2022

성공하기 위해서 디테일에 강해야 하는 이유

수채화 배우기

캠퍼스에  물감으로 그리기 전에 예비 구상 단계로

연필을 사용하여 단순한 선으로 기본 얼개를 빠르게 스케치하고 나면


화실 선생은 어두운 정도에 따라 간격을 조정하여

조밀하게 또는 성글게 빗금을 쳐서 음양을 구분하고

강조할 부분은 확실하게 강하게 긋고

선의 굵기로  원근을  표시하고

배경이 되는 사물은 경계를 깨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생이 직접 시범을 보일 때는

선 하나 긋고 빗금으로 음양을 구분하는데도 얼마나 신중한 지

저렇게까지 조심스럽게 묘사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똑같이 그리려면 차리리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림은  수필을 쓰듯 붓가는데로

자유롭게 긋고 찍어 발라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반발감조차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선생의 말은 백번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빠르게 대충 스케치를 한 다음

자신 있게 물감을 칠해 나가다가

섬세한 부분에서는 어떻게 빈자리를 채워야 할지 주저할 때가 있다.

대상물에 대한 충분한 관찰도 부족했고

구체적 표현 방법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늦은 후회가 뒤따랐다.

주저하고 헤매면서 그린 그림은 결국 마음에 들지 않고 어딘지 어설퍼 보인다.


자세한 밑그림은 수채화 물감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인도자 을 한다.

자세한 연필 묘사를 하기 위해 대상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구도와 표현 방법을 결정하게 되므로

혼란이나 주저함 없이 수채화로 옮겨갈 수 있고

음양  원근 배경을 그린 밑그림에 따라 물감을 덧칠해 나가면 된다.

한번 칠한 물감은 수정이 어려우나

연필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얼마든지 고쳐 그릴 수 있어서

원하는 수준의 그림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수채화는 대상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단순히 선이나 빠르게 간략히 그리는 스케치 기법이 아니라

선을 그리고 명암을 덧 그리고

흑백으로 채색을 더하는 드로잉 기법을  적용했을 때

비로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추가로  연필로 그은 선 위를 반드시 물감으로 덮어야

대상물들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 했다.


2022년 6월 17일 완성


이번 그림도 조금은 어설프게 완성되었지만

여러 절차에 대해  느끼고 깨달은 바가 많은 의미 있는 수련이었다.

이제 좀 더 복잡한 대상물을 선택해서

차분히 절차에 따라 완성을 향해 나아가 보리라.


밑그림 없이 바로 물감으로 채색해 나가는 화실의 선생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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