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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Dec 20. 2022

제주 다랑쉬 오름에 오르다

요즈음 제주를 즐기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여러 테마 파크를 찾아가 볼거리와 놀거리를 즐겼으나

지금은 제주의 자연을 즐기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제주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찾아갈 수 있으니

올레길, 오름과 곶자왈 등을 찾아 제주도만의 온전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함 이리라.


화산이 분출하여 크고 작은 바위로 쪼개지고 울퉁불퉁 요철 지역이 만들어지고

그 위에 나무와 덩굴식물이 섞여 자라면서 원시림의 숲이 이루어진 곶자왈을 걷거나

제주도의 탄생설화에 나오는 설문대 할망이 섬 한가운데 한라산을 높이 쌓으려고

치마에 퍼담은 육지의 흙이 할망의 치마폭 사이에서 떨어져서 형성되었다는 전설을 담고 있는   

한라산의 기생화산과 작은 산봉우리를 뜻하는 오름에 오를 때

육지의 생활에서 쌓인 묵은 때와 세상의 짐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문화재청 청장을 역임하였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저자로 유명한 유홍준이 추천한

우리나라 5대 관광지중 하나인 제주도 다랑쉬 오름을 찾아갔다.


산세가 가지런하고 균형이 잡여 '제주도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고

이름 그대로 '넓은 들판 안에 있는 커다란 소'처럼 당당히 서 있는 다랑쉬 오름을 오르는 길은

1km 남짓 수직의 가파른 나무 데크 길과 수평의 평지길로 구성되어 있었다.

힘들다 싶을 때에 분화구 언저리에 도착하고 조금 걸으면 다랑쉬 오름 정상에 오를 수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 화산 분화구를 살필 수 있어 좋다.



높이 382.4m 산 높이의 반이상 파여 마치 삿갓을 뒤집어 놓은 듯한 분화구가 선명했고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에는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펼쳐졌다.  

분화구 언저리에  있는 '성산 고성 사람 홍달한이 숙종이 돌아가시자 이곳에서 국왕의 승하를 슬퍼하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올라와 분향하며 밤을 지새웠다'는 '망곡의 자리'라는 푯말을 뒤로 하고

1.5km 남짓한 원형 분화구 탐방길을 천천히 걸어 화산 분화구의 전체 모습을 살펴 보았다.   


멀리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오름 남쪽에는 제주 43 때 소개령에 따라 사라져 버린 '잃어버린 다랑쉬 마을'

43 때 희생된 인골 11구가 발견된 다랑쉬 굴이 있다.

제주를 방문할 때마다 제주 43을 마음에만 담고 있었으나 이번에 용기를 내어

제주 43 평화기념관을 찾아가서 미처 알지 못했던 43의 실체를 확인했다.

경찰의 발포로 시작된 43.

경찰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  단정반대에 대한 무자비한 토벌과 진압으로

무고한 제주도민 수 만명이 학살되고 수감되었다.

역사적 아픔과 비극에 가슴이 먹먹했다.  별도로 적어 보겠다.



다랑쉬 오름은 제주도의 자연을 이해하고 즐기는

온전한 관광지라는 유홍준의 추천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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