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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Feb 28. 2023

광주의 맛, 오리탕

광주지부에 속한 구성원들의 3월 1일 공휴일 무등산 등반에 초대받아

참석을 위해 하루 전인 오늘 늦은 오후 광주 고속 터미널에 도착했다.  


예전에 먹었던 오리탕이 기억나서

택시를 타고 오리탕 골목으로 가자고  했다.


현대백화점 골목에 도착해서 식당에 들어가려니

그동안 이 집이 여러 번 맛집으로 매스컴을 탄 모양이다.

배종원의 3대 천왕, 생방송 오늘 저녁, VJ 특공대, 생방송 투데이,......

저녁식사 시간으로는 이른 시간이라 두세 개 테이블이 비어 있어 다행이었다.


두 사람이라 오리 반마리를 주문하니  들깨가루가 들어가 걸쭉한  국물  위에

파아란 미나리가 올려진 뚝배기를 가스스토브 위에 올려 주었다.

탕이 끓기 시작해서 추가로 주문한 미나리를 더 얹었다.


열을 받아 살짝 풀이 죽은 미나리를 건져

초간장에 들깨가루를 넣고 저어 되직하게 만든 양념장에 찍어 먹었다.

이른 봄에 자란 미나리의 봄향기가 입안을 감돌았다.

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겨우내 굳어진 입맛을 깨웠다.

신선하고 담백했다.



광주식 오리탕을 처음 먹어보는 동료는

봄 미나리의 상큼한 맛에 반해 추가  주문을 했고

오리고기와 미나리를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서 맛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오리에 밤, 대추, 인삼, 노각, 찹쌀 등을 넣어 만든 죽에

밥을  말아 나박김치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보양식을 먹었다며 만족해했다.


맛있게 먹고 포만감을 느끼면 즐겁고 유쾌해지는 법.

식사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빈 테이블이 없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난 다 먹고 나오지롱'  뻐기는 듯한 제스처가 취해졌다.


부른 배를 튕기며 천천히 주변을 돌다가

신설 무인 모텔을 발견하고 들어와 이 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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