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봄맞이 여러 행사들

by 이재영

해마다 봄이 오면


재래시장 봄나물 파는 곳을 찾아가 기웃거린다.

큰 자루에 가득가득 담긴 다른 산나물들과는 달리

뿌리째 소쿠리에 담긴 귀한 머위 한 움큼을 비싼 가격에 구입한다.

어린 머위는 데쳐서 갈치속젓과 쌈을 싸 먹는다.

쌉쌀한 맛이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 준다.

이번 봄에는 해마다 머위를 보내주는 누이의 집을 찾아가

햇볕이 잘 드는 양지 언덕에서 자라나는 머위를 직접 채취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갈치 속젓과 밥을 싸먹는 쌉쌀한 그 맛은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매년 이른 봄이 되면 찾아먹는 특별한 먹거리가 된다.


올해로 네 번짼가?

동로에 위치한 높은 야산을 찾아가서

막 새순을 내밀기 시작한 다래 순을 한 자루 땄다.

햇볕에 잘 말려 두면 연중 수시로 꺼내 먹을 수 있는 산나물 중에

다래 순이 최고의 묵나물이라 하지 않던가?

이번에는 햇볕에 말리는 것 대신에 물에 잘 데친 후

적당히 물끼를 보유할 정도로 뭉치고 짜서 냉동실에 보관하기로 했다.

이 방법이 다래순의 싱그러움을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은 보관 방식이다.


서생인근 야산으로 고사리를 꺾으려고 갔다.

체험비 일만 원을 내는 곳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갔다.

고사리 하나 꺾으려고 허리를 굽히면

바로 앞 여기 저리에 고사리가 피어나서 허리 펴기가 쉽지 않다.

허리가 아프지만 불룩해지는 자루의 무게감에 쉬지 않고 고사리를 채집한다.

한 때 암을 유발한다고 해서 식용을 금지할 때도 있었지만

뜨거운 물에 데쳐 햇볕에 말리면 그 독소가 빠져나가서

연중 맛있는 비빔밥의 재료가 된다.


7kg이나 되는 고사리를 데친 후 바싹 말렸더니 겨우 600g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곧 텃밭을 하는 야산에서 자라는 매실을 수확하게 될 것이다.

작년에 딴 것으로 매실청을 담가 두었으니

올해는 씨앗을 빼내고 매실 살만 발라 상큼한 청매실 장아찌를 담글 예정이다.

사각거리는 식감과 새콤달콤만 맛이 생각이 나서 입에 침이 감돈다.


그리고 다시 밀양으로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따러 갈 것이다.

먹을 것이 귀하던 어릴 적엔 봄마다 오디를 찾아 야산을 뒤지고

오디의 까만 물로 입가와 손, 웃옷을 더럽혀 가며 입안 가득 밀어 넣던 추억이 담긴

오디를 따러 갈 것이다.

싱싱한 오디를 간식으로 또는 주스로 만들어 먹을 것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야생 나물과 열매를 채집하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어릴 때의 추억이 되살아 나고

옛 맛을 고스란히 되살려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중학생 때 서울로 유학해서 평생을 도심지에 살았지만

여전히 촌놈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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