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향해 날아가다

양곤에서 이문화 체험

by 이재영

부산에서 직항이 없는지라 다낭을 경유해서 미얀마를 가기로 했다.


(1)

오전에 부산을 떠나 점심때쯤 다낭에 도착

미케비치 근처에 사는 친구를 만나 갈비쌀국수 한 그릇 먹고 함께

조금 일찍 다낭 공항으로 출발했다.


사람이 적어 일찍 수속을 끝내고

라운지로 가서 여러 가지 음식과 음료를 먹으며 출발시간을 기다렸다.

친구는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지만

20달러나 하는 공항 내 식당의 햄버거나 쌀국수 한 그릇보다는

27달러를 지불하고 다양한 음식과 편한 휴게시설이 마련된 라운지를 선택했다.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은 공항 라운지를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카드 하나는 보유하는 것이 좋다.

얼마 전에 연회비 12만 원에 무제한 라운지 사용이 되는 카드 하나를 마련했다.

첫 달에는 카드비를 이체하고 가더니만 9만 원짜리 마트 상품권이 도착했다.

연 3만 원에 공항 라운지 무제한 사용이라! 놓치지 말아야 할 아이템이다.


저녁 8시에 다낭을 출발해서 9시 반에 미얀마 양곤에 도착한다.

과거 전두환정권의 관료 대부분이 희생된 아웅산 폭발사건과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치만 기억나는

과거에는 버마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던 미얀마는

지금도 여전히 군부통치하에서 내전이 끊기지 않고

최근 미얀마 중부지역에 진도 7.7 강진이 발생하여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저녁 7시 반에 다낭에서 일인당 GDP 세계 160위의 나라로 가는 4열 26행,

100여 개의 좌석을 가진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가 안정을 찾은 후

승무원들이 쌀밥에 가지 볶음 두 조각, 간 육고기를 볶은 반찬과 밥,

케이크 한 조각과 바스켓 몇 조각을 기내식으로 나누어 주었다.

맛과 품질은 저조했지만 불과 2시간 남짓한 비행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미얀마를 찾는 손님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가난한 주인의 정성에 감복했다.

미얀마를 찾는 손님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겠다며 나누어 주는 미얀마 항공의 기내식


잠시 후 곧 도착할 것이라고 안내하는 기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창문밖의 한때 미얀마의 수도이기도 했던 양곤에서는 군데군데 흐린 불빛만 보였다.

전력부족으로 대부분 소등을 한 것일까?

아니면 엄격한 야간통행금지 탓인가?

도로를 달리는 차량 불빛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익숙하게 봐왔던 밝은 도시의 야간풍경과 다른

진한 어둠에 싸인 양곤이 으스스하게 느껴지고 불안감이 음습해 오는 듯했다.


(2)

인야호수 옆에 위치한 5성급 세도나 호텔은

가난한 국가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았다.

세도나 호텔방에서 찍은 인야호수 전경

조식을 포함해 1박에 70 불하는 세도나 호텔방값을 신용카드나 달러로 지불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달러가 귀한 미얀마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 환율은 미화 100달러가 21만 짝이지만

은행에서는 36만 짯과 교환할 수 있고, 개인 환전상은 43.9만 짯까지 지급한다.

달러를 환전상을 통해 미얀마 돈, 짯으로 바꿔 지불하면 호텔 1박 비용이 40불로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달러를 가져가서 환전상과 바꿔 사용하면 관광객들은 저렴하게 이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3)

지난 20여 년 동안 미얀마의 인건비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노동을 제공하고 20년 전에 받았던 20만 그 돈을 지금도 받고 있다.

한국돈으로 7만 원이 채되지 않는 월급을 받으며 생활한다.

20여 년 전 미화 100달러가 6만 짯에 불과했을 당시의 가치로는 20만 짯은 300불이 넘는다.

한국돈으로는 40만 원이 넘는 돈으로 동남아의 평균 인건비는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오랜 군부통치와 정치적 갈등으로 경제가 무너지고

국가 경쟁력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해 시민들의 삶이 피폐해진 뒤

월 임금 20만 짯은 그 가치가 6배 가까이 떨어졌다.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고 살아간다.


(4)

미얀마와 한국의 시차는 2시간 30분이다.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0도 기점으로 해서 15도마다 1시간씩 추가하는

협정 세계시를 사용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협정 시간(UTC)에 9시간을 더하고 있다.

1시간 단위 시차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30분 단위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는 미얀마 시간대가 낯설다.

확인해 보니 미얀마외에도 이란,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도 사용 중이다.


알지 못하는 것이 잘못되거나 틀리다는 왜곡된 고정관념에 살았구나 싶었다.

익숙한 것이 편하겠지만 낯선 것에도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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