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로프 타기와 야시장 즐기는 법
해발 1,500m 고산기후의 달랏은 연평균 18도를 유지하는 연중 봄의 도시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화하는 괴정에서 이 지역에 휴양도시를 건립하자는 계획이 착수되었고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이에게는 신선함을'을 의미하는 라틴어로 달랏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프랑스 식민정부가 관광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면서 지금의 도시 형태를 갖추어 갔다.
산악지역의 구릉과 분지, 호수들 사이에 형성된 도시인지라
언덕과 가파른 골목들이 많아서 도시 전체가 안정감이 결여된 느낌이지만
프랑스령 도시계획이 적용된 유럽풍 건물들이 들어서서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꽤나 아름답다.
마치 보급형 유럽 풍치를 보는 듯하다.
다만 건물 간 간격이 너무 좁고 빽빽한 것이 눈에 거슬린다.
지프를 타고 랑비앙 산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황토색 호수가 펼쳐지고 멀리 달랏 시내가 눈에 들어온다.
휫뿌리는 약한 비와 짙은 안개로 산아래 풍치를 볼 수 없을 것을 우려했는데
산 정상에 머무는 40분 중 마지막 10분을 남겨두고 안개가 걷혔다.
급한 마음으로 바쁘게 둘러보며 사진을 찍은 후
대기해 있는 지프를 타고 산아래로 내려왔다.
위 사진에서 남녀가 떨어져 애틋하게 손을 잡는 모습은
랑비앙 산에 깃든 슬픈 전설을 형상화한 것이다.
서로 종족이 다른 랑과 비앙은 서로 깊이 사랑하였으나
깊은 원한과 앙숙 관계인 두 종족 간에는 결혼이 허용되지 않았다.
연인은 사랑을 지키고자 종족을 떠나 이 산으로 피신해서 살았다.
이들이 죽은 후 두 종족은 서로 간 증오를 없애기로 하고 한 종족으로 연합하였고
연인들의 사랑을 기억하고자 이 산을 랑비앙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이 산을 로맨스와 헌신의 상징이라고 믿는다.
그랩 택시를 호출해서 두 번째 목적지인 사랑의 계곡을 향했다.
도착한 곳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 테마를 달리 조성했지만
혹자들의 감상평과는 달리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무료 셔틀버스가 처음 닿은 곳에 여러 동물과 사람형상으로 조성한 정원이 있었다.
두 번째로 이른 곳에는 콜로세움, 런던 브리지, 모스크바 붉은 광장의 성 바실리 대성당,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세상 유명 건물들을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들이 흩어져 있었다.
흥미가 일지 않아 우두커니 벤치에 앉아 있다가
간이 건물의 벽에 걸린 헬멧과 안전장치를 발견했다.
즉시 몸에 장착하고 나무 위 로프 걷기를 시작했다.
이른바 'Walking in the air'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즐기는 것을,
혹은 유격훈련을 다시 할 필요가 있겠나 하겠지만
키 큰 나무들 간에 묶인 로프를 타고 흔들흔들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무 간 로프가 20개쯤 되고 건너야 할 장애물 형태가 각기 다르니 집중력을 가지고 걸어야 한다.
마지막 코스로 짚라인을 타고 활강
땅을 밟으니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고 어깨 근육이 뻐근했다.
오랜만에 육체 활동으로 얻어지는 재미를 느꼈다.
사랑의 계곡 입장 시 25만 동을 달라는 매표소 직원과
안내서에 표기된 대로 고령자 요금 12.5만 동만 내겠다는 충돌에서
베트남 고령자에 한 해 적용된다는 어처구니없는 고집스러운 설명에
정상요금의 2배를 억울하게 지불한 것이 만회된 듯했다.
어디서 1.3만 원 내고 저리도 긴 나무 로프 타기를 할 수 있을까?
이것만으로도 25만 동 값어치는 했다고 하자.
달랏 야시장에 들러 두리안 하나 사 먹고 호객행위하는 대형식당에 들렀다.
외국인이라 잔뜩 바가지를 씌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달랑 2.5천 원하는 쌀국수만 하나 주문하니 식당 종업원의 안색이 실망으로 가득 찼다.
작년 말 노부부와 함께 왔던 바가지요금이 심한 그 식당이다.
야시장은 눈요깃거리로 둘러보고
식사는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일반식당에서 하는 것이
베트남 음식을 저렴하게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