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수산시장, 마크로와 워킹 스트릿

태국 좀티엔 3

by 이재영

이른 아침 트럭을 개조한 교통수단, 썽태우(요금은 단돈 10밧)를 타고

해변 수산시장을 향했다.



밤새 불을 밝히고 좀티엔 앞바다에서 조업한 어선들이

새벽에 해변에 배를 대고 그물에 걸린 생선, 게, 새우, 오징어 등을 떼어내서

즉석에서 파는 파시와 같은 새벽시장이다.


콘도에 앉아 오징어 배로 보이는 어선들이 밤새 조업을 하는 광경을 본 지라

갑오징어와 새우나 좀 사려고 갔더니만

고작 알이 차지 않은 꽃게와 새우 몇 마리, 손바닥보다 작은 생선,

껍질이 두꺼워 속살이 얼마되지 않을 것 같은 주먹만 한 골뱅이만 팔고 있었다.


어종자원이 풍족하리라고 예측한 것과 달리

어획량이 작은 바구니에 담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기대했던 해산물 구입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새벽 수산시장에 대한 과장 소개로 조회수를 늘리려는 유튜버와

매일매일 잡히지 않는 물고기라도 잡기 위해 배를 끌고 나가야 생계비를 벌 수 있는

가족부양을 책임을 지는 어부들의 고단한 삶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새벽 수산시장에서

특이하게 생긴 투구 게 한 마리와 해마를 보았다.


그리고 현장에서 게를 구입,

해변가 간이식당에 찜을 주문하여 꽃게 다리를 빨고 있는

여행객을 무심히 지나쳤다.




좀티엔의 대형 마트 마크로는 규모면에서 한국의 그것을 흘씬 추월한다.


과일과 야채 코너에서 석류, 아보카도, 사과와 속이 분홍색인 수박과

바나나, 두리안(역시 태국 두리안 맛이 최고다)과 배추, 감자, 모닝글로리, 마늘, 파를 사고

엄청난 크기의 통 연어들이 진열되어 있는 생선 코너에서 오징어를 사고

육류 코너에서 삼겹살을 샀다.


먹거리들 뿐 아니라 식료품과 공산품들이 코스트코 물품 보관방식으로

오 층 육 층높이로 쌓여 있어서 마트의 규모에 놀랐고 가격면에서 만족했다.

카트 가득 샀는데 총비용은 고작 2,100밧.

이곳에 머물고 있는 동안 다 먹어낼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양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오삼겹살 두루치기를 만들어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실내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며 햇살이 여려지기를 기다렸다.




센트럴 페스티벌 파타야 쇼핑몰은 규모나 판매 상품들만 보면

월 급여 60만 원 ~ 80만 원인 일반 태국인들에게는 버거워 보이는 장소이다.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타케팅 한 것이겠지만 어쩔 수 없이 태국 서민들에게도

수입에 맞지 않는 소비 패턴을 전염시켰을 것이고

높아진 소비 비용을 채우기 위해 관광객이 찾는 서비스나 상품의 가격을

국제적 명소지의 관광 비용 수준으로 올렸을 게다.



푸드 파크에서 돼지족발 덮밥과 굴부침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 베트남의 반쎄오에서 새우대신 굴을 넣어 숙주나물과 계란으로 바삭하게 붙여낸 전의 일종

석류주스를 마시며 파타야 해변을 걸었다.


햇볕이 따가운 낮에는 한가했던 해변도로와 워킹 스트릿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각종 라이브 쇼와 갓 잡은 듯 파닥거리는 젊은 육체로 여행객을 끌어당기는 호객행위가 성행했다.

턱선이 굵고 손발이 큰 레이디 보이들도 상당히 섞여 있었다.


동남아는 대체로 모계사회라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편이고

남성에 비해 여성이 일자리를 구하기 쉽고

젊었을 때는 육체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레이디 보이로 변신한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가족은 많고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능해서 누군가는 돈벌이를 해야 하므로

아들 중 한 명이 레이디 보이로 변신해서 라이브 쇼 구성원이 되거나 거리의 여인이 된다.


십 수개의 한국 빙설 프랜차이즈 중 코로나 팬데믹 후 유일하게 생존한다는 가게에서

여 종업원이 친구의 첫 애인을 닮았다는 시답잖은 이야기를 들으며 인절미 빙설을 먹은 후

호객행위자의 손에 이끌려 러시안 쇼룸에 잠시 들렸다.


쇼는 시작되지 않았고 무대를 준비하는 러시안 미녀들로 어수선해 보였다.

내 머리보다 한 뼘이나 위에서 놀고 있는 주먹만 한 얼굴과

쇼룸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전쟁터로 차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국을 등진 뭇 남성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져서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키 작고 왜소한 체격이 대부분인 동남아에서 영업을 하려면 큰 키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아담하고 작은, 깜찍한 외모를 가진 백안의 러시안 미녀들을 중간중간무대에 세우는 것이

더 훌륭한 영업 전략이라는 것을 이들은 왜 모를까?

수많은 쇼룸과 다양한 가게로 빽빽한 이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은 왜 하지 않는 건가?


워킹 스트릿 끝지점과 이어진 야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악어고기 구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악어고기는 동남아에서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캄보디아에서는 프놈펜의 톤레삽 호수 위 수상집에서 50 ~ 100마리의 악어를 키우는데

마리당 500 달러를 하던 악어 가격이 코로나 팬데믹 후 50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호기심은 일지만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혐오스러운 전시방식이

판매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처음 악어고기를 맛본 것은 직장 초입생 시절 중국 광저우시로 출장을 갔을 때다.

살아있는 식재료가 펼쳐있는 식당입구에서 악어를 보고

호기심에 1kg 400위안에 주문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쫄깃쫄깃한 닭고기 맛이 난다고나 할까?



그랩을 타고 콘도로 돌아오니

베란다 밖 좀티엔 해변도로가 불빛아래에서 잠들고 있고

야지수 밑에서 꼬물대는 인간 군상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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