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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n 22. 2020

마카오 베네치안 카지노

홍콩 마카오, 마지막 이야기

 


베네치안 호텔은 마카오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호텔이다. 출입구는 유럽 황실을 걷는 듯 착각할 정도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천장에는 유화 그림들로 채워져 있고 복도엔 귀금속으로 진열되어 있다. 일층 카지노 홀이 둘로 나눠져 있는데 그 크기를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 보인다. 4층은 명품 가게를 유치했다. 베네치안 이름에 어울리도록 호텔 한 층을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꾸몄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청명한 하늘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건물의 가게들은 전부 명품을 판다. 돈을 따서 명품을 사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돈 많은 중국인을 위한 명품거리인데, 일반인들이 '돈을 따서 명품을 사겠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카지노를 찾아오게 만드는 상술로 보인다.

유럽 궁전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게 치장된 호텔 입구
황금 드레스와 조각품. 조각난 계단으로 착각할 수 있는 바닥 장식
베네치안 이름에 어울리도록 호텔 한 층을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꾸몄다. 상가와 상가 사이에  곤돌라 배가 다닌다.

셔틀버스가 마카오 국제공항과 베네치안 호텔을 이어 준다. 몇십 분단위로 도착하는 셔틀버스에서 많은 중국인들을 토해낸다. 마치 출근 시간 지하철 입구를 방불케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지노 입구로 몰려온다. 혼잡하고 요란하다. 카지노 입구 테이블이 북적되고, 가방을 멘 체 위안화를 손 가득 잡고 코인으로 바꾸려는 젊은 중국인의 눈 빛이 흐려 있다. 조용히 도박을 즐기는 곳이 아니다. 이 곳은 장터이다. 돈 놓고 돈 먹는 곳. 단, 돈 먹는 곳은 손님이 아니라 멍석을 펴서 손님을 유혹하는 카지노이다.   

러시아워의 만원 지하철처럼 복잡한 카지노 입구. 이들중 상당수는 현찰로 가방 가득 온 중국인. 몇 푼 안되는 자금으로 카지노를 찾는다면 우리는 당해 낼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 아틀란티스, 싱가포르, 상하이, 한국의 정선은 카지노 도시로 유명하다. 이 중에서 카지노 매출과 수입이 가장 높은 곳은 라스베이거스 일까? 아니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을 포함하여 도박을 즐기는 많은 아시안들이 마카오를 찾아오고, 특히 중국인이 카지노의 겜블링 테이블을 대부분 차지하고 돈을 보태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중국인 부자들이 마카오 가까이 살고 있다. 이들 중 일부가 가방 가득 현금을 싸들고 카지노를 제 집같이 넘나 든다. 기본 금액이 가장 낮은 테이블에서도 한번 최대 3억 원 베팅이 가능하다. 10억을 들고 와서 개인 룸을 요청해 한가로이 도박을 즐기기도 한단다. 이들이 카지노에 쏟아부어 주는 돈으로 마카오의 국민소득이 연 8만 5천 불이나 된다. 매년 국민소득이 5 천불씩 늘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카지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돈을 잃는 사람이 많다는 징표이다. 마카오에는 계속적으로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 수가 늘어나고 있다. 화려한 치장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으로서 돈 몇 백 또는 수천만 원을 들고 마카오를 찾아간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은 금액이라 대우도 받을 수 없다. 물론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금액이 아니므로 결코 게임을 이길 수도 없다. 적은 금액을 딴 적은 있겠지만 마지막 승자는 될 수 없다. 그냥 잠시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도 금물이다. 불과 게임 몇 판에 수 백, 수 천만 원을 잃을 수 있다. 도박은 궁극적인 즐거움이 아니다. 카지노는 개인의 섣부른 호기심과 현금을 주체하지 못하는 부자들의 빗나간 투기심을 이용하여 돈을 긁어 모우는 저열한 공간이다. 소서민을 위한 장소는 결코 아니다.


차라리 친지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파티를 열어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이 좋겠다. 가벼운 유흥을 함께 하면 만족감도 커지고 기분도 좋아지게 될 것이다. 결속력도 강해진다. 부자들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말과 돈이 모이면 사람들이 떨어져 나간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를 고립시킨 결과일 것이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얼마든지 좋은 인간관계 속에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마카오에 왔다면 결코 카지노 게임에 눈길을 돌리지 말자. 마카오에는 눈먼 돈을 노리기 위해 화려하지만 저렴한 호텔 시설과 맛있는 음식물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이것들을 최대한 이용하고 맛집을 찾아 가길 권한다. 이 방식이 현명하게 마카오를 즐기는 법이며, 카지노에서 돈 한 푼 배팅하지 않고 승리하는 법이다. 혹시 친구들에 묻혀 왔다면 베네치안 호텔 1층에 있는 중 식당으로 가서 탄탄면이나 우육면을 주문해서 먹어 보라. 우리 입 맛에 맞다. 맛도 좋다. 4층에 올라가서 베네치아 거리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나서 베네치안 호텔을 떠나자. 돈을 보태어 줄 필요가 없다. 이길 수가 없다. 그 돈으로 시장에 가서 육포를 사서 맛을 보고, 럭키 쿠키를 사서 이웃에게 선물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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