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업 아카데미 세미나 로그 #003
뉴업 아카데미 소개 #001에 이어, 한 박자 쉬고(!) #003 뉴업 세미나 내용을 전합니다.
9월 21일 뉴업 세미나_003
참석자는 <화담,하다> New-Up(業) 아카데미 자문단 2인(이하, 인/진), 구자복 박사(구), 성은숙 대표(성)이고 전체 논의 중 일부만 실었습니다. 자문단 2인은 국내 대기업에서 퇴직하신 최고 경영진이며 구자복 박사의 관련 연구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성: 안녕하세요? 3차 뉴업 세미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주요 플레이어들의 동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현재 시장 내에 유사한 서비스는 없고 재취업 중심의 Outplacement 회사들이 있습니다. 주로 경력 상담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부가적인 여가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어요.
구: 대개는 한 기업에서 두 개 정도의 업체를 선정해서 턴키 형태로 계약합니다. 퇴직하신 분들이 선호에 맞게 선택하시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일할 공간도 있고 사전에 신청을 하면 작은 1인실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컨설턴트와 약속해서 상담을 하거나 이력서 수정 작업도 지원합니다. 혼자는 잘 안 오세요.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약속을 잡고 오셔서 식사나 차도 같이 하시고요. 전체 교육에는 7~80% 정도 참석하십니다.
성: 네, 다양한 자료나 관련자 분들도 경영진 대상 퇴직 서비스 시장을 그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10대 주요 기업에서는 자체 전담 공간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으시다고 하고요.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지만 적합한 콘텐츠가 없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임시 폐쇄한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성: 시설은 훌륭한데 여러 가지 이유로 공간에 오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고 해요. 기존 조직 내에서의 관계 때문에 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많고요. 의외로 ‘이제 회사와의 관계를 잘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하겠다.’ 하시면서 일부러 안 오시는 경우도 있으세요. 얼마 전에 퇴임 후 요리사를 준비하시는 분을 뵈었거든요. 와, 눈빛이 형형하셨어요. 식사 자리였지만 저희 서비스를 소개드릴 때는 경영진의 모습 그대로 셔서 정신을 바짝 차렸죠.
인: 그렇다면 제3의 업체 입찰이 가능한 건가요? 그럼 입찰 기회를 잡아야죠! 기존 업체들을 잘 분석해 보세요. 스타트업이니 새로운 방식도 소개하고요. 어쨌든 그분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잖아요. (네!)
인: 요즘 드는 생각이 ‘공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에 관한 것이에요. 김형석 교수께서 80세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시면서, ‘정년 퇴임을 할 때 영어공부를 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셨어요. 왜 20년이나 지나고서야 시작했는지 아쉬우시다면서요.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공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80세, 90세가 아니라 120세 시대라는 말도 하거든요. 더 이상 경험이 중시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결국은 사회변화도 놓치고 고집밖에 안 남는데, 사회에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가기 때문에 왜 배우는 가에 대한 포인트를 다양하게 잘 잡아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 사실 저도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꾸기 어려운 분들, 5~60대 남성 95%, 그것도 성공하신 1%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잖아요. 스스로 변화하기도 어려운데 그분들을 바꾸려고 하는 거잖아요. (웃음!) 사실 저도 가끔 이게 가능할까 싶은데, 그래도 리더들께서 꼭 변화를 시작해 주셨으면 해요.
인: 맞아요. 50대 우리들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 있죠.
성: 그분들을 통해서 퇴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바랍니다. 미리 준비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고 성공한 가치를 사회에 돌려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분들이시니까요.
인: 이 서비스가 정말 잘 되어야 하는 이유가 또 있어요. 지금까지는 5~60대에 퇴직하고 은퇴하지만, 이제부터는 40대 중반에서 50대 초 일거거든요. 10년 이내로 그렇게 될 것이란 말이죠. 그래서 퇴직과 은퇴에 대한 사회적 완충장치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어요.
구: 맞습니다. 이미 그런 시대가 되었는데요. 50년대 생들이 은퇴한 시대나 60년대 초반 생들이 은퇴해서 살아가던 시대와 60년대 중/후반 생은 완전히 다른 세대가 되었어요. 50년대 생만 해도 그야말로 기회가 많았고 많이 챙겨서 나왔어요.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재직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도 정말 많이 받지 못하고 나오셨어요.
구: 그런데 남은 생은 길고, 말씀 그대로 더 이상 과거의 경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절은 끝났습니다. 새로운 뭔가를 절실히 찾아야 하는데 퇴직으로 인한 좌절감, 패배감, 무기력함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없거든요.
인: 그게 정말 맞는 말씀이에요.
성: 박사님 말씀이 맞아요.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세계에서 새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고의 체계잖아요. 그런데 좋은 것이 바로 옆에,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고요. 기존 경험과 연결할 통로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라이프스타일 리부트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이유가 일상이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보이질 않아요. 참 어렵거든요.
구: 방금 전에 말씀하신, 진 부사장님의 스타트업 아이디어도 마찬가지인데, 새로운 시작은 정말 어렵습니다.
성: 아… 그 아이디어로 스타트업 하시는 거 기정사실화 되는 거죠?
인: 꼭 하셔야 합니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거든요. 저도 도울 방법을 백방으로 찾아 드리겠습니다!
진: (웃음!) 박사님 말씀 맞습니다. 아이디어는 생겼지만 막상 해보려니까 쉽지가 않은 거예요. 아이디어는 낼 수 있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A, B, C, D… 여러 가지 할 것들이 많을 텐데… 하면서 망설여지는 거예요. 제 심리상태를 말씀드리자면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재취업을 하는 것이 더 맞는데, 이걸 고민하고 있는 것이 맞나 이런 걸 생각하게 됩니다.
구: 저는 그건 각자 갖고 있는 삶의 방향이기에 뭐가 맞다 아니다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이 서비스가 가진 큰 의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퇴임한 선배들 중에서 그게 뭐든 역할을 찾으신 분들은 새로운 시도를 해 보셨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전에 경험한 장면에 새로운 경험을 더하는 거예요. 한 가지 예를 들면, 평생 금융 영업을 하신 분이 계세요. 퇴직 이후에도 FP 하시려고 했는데 지금 편의점 하시거든요.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새 건물이 올라가는 걸 보고 ‘아, 저기 편의점을 하나 해보자.’ 그러신 거죠. 그러고는 그 건물주를 찾아내서 영업을 하고 단독 입점을 이루어 내셨다고 해요. 그분이 가진 영업이라는 그릇 안에 금융 대신 편의점 영업을 넣으신 거예요. 엄청 잘돼요.
인: 굉장하시네요. 저는 2022년쯤 퇴직하려고 미리 준비를 했어요. 조금 일찍 실현한 셈이죠. 재작년부터 창업 준비를 하면서 지금은 네 개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지자체를 자문해 주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거든요.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망하면 다시 일어서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은 준비 없이 나오게 됩니다. 그게 임원들의 현실입니다.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확률이 10%도 안될 거예요. 하지만 화담,하다 서비스가 그런 분들에게 케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택지를 스스로 만들도록 돕는 거니까 필요하죠. 대부분은 현상 유지를 목표로 하는데 저희는 돌파구를 만들어 주려는 거잖아요. 분명 어려운 것은 맞아요. 남들이 안 해온 서비스니까요. 하지만 의미가 큽니다.
인: 요즘 그 세대 남성분들 집에서도 대우 못 받고 이혼율도 높고요, 요샌 등산도 안 가는 분위기예요. 정말 할 게 없는 구조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것을 같이 만들어 가자 하는 거니까 새로운 복지정책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중략...)
성: 다양한 기회를 지방에서 찾는 것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험과 지식이 지방과도 균형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라거든요.
인: 네, 필요한 일입니다. 얼마 전부터 수도권 외에 지역에서 시도해 오는 일인데 다양한 니즈가 있어요. 퇴직 임원들의 연고가 있는 지역을 묶어서 그분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죠. 역량 있는 퇴직 임원들이라면 할 일이 엄청 많습니다.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아요. 지식과 시스템이 없는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성: 스스로를 위해서는 돈을 안 써본 사람들이 많으세요. 퇴직만으로도 좌절감을 느끼는데, 이제는 늘 나오던 월급도 없고 가용할 재무 자산이 줄었다는 것 때문에 심리적인 위축감이 드신다고 해요. 자산의 규모와 상관이 없어요. 100억 가지신 분들도 그러시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 수고한 내가 나의 next를 위해서 그 돈의 일부를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이 되면 좋겠습니다.
진: 결국 그 방향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필수재가 되어야 해요. 비용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기업이든 개인이든 꼭 써야 하는 서비스라는 것이 인지되어야 해요. 그래야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쓸 수 있고 확산도 되겠죠. 어쨌든 소비하게 되는 비용이 있고, 누구에게 지불할 것인가의 문제이거든요.
구: 남성들은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부담이 생각보다 큽니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이 마당에 나를 위해 이 돈을 쓴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죄책감 이런 것이 드는 거예요.
인: 한편 요즘에는 나를 위해 돈을 쓰자… 이런 트렌드도 있긴 하거든요.
인: 많은 사람들이 대안으로 카페 창업을 한다고 해요. 망하는 곳도 많은데 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 보니 대다수가 카페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막연하고 위험한 방식이거든요.
진: 저도 고민해보니 그게 제일 쉬워 보이더군요. 음식은 하기도 힘들고 엄두가 안 나죠. 카페 프랜차이즈 이런 걸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접은 어려워도 직원을 쓰면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죠. 장사를 하겠나 뭘 하겠나 싶고요.
인: 기존에 계획된 서비스 안에 안정적인 투자 코칭도 좋고 창업에 대한 코칭 서비스도 있으면 좋겠네요. 스스로 정확한 판단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이니 전문가 그룹을 통해 코칭을 받는 그런 서비스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겁니다. (중략…)
성: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커리큘럼부터 운영 방안까지 다양한 말씀 나눠봤습니다. 구체화된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하겠습니다. 10시가 넘었습니다. 긴 시간 감사합니다. 모두 살펴 가시고 추석 지나고 뵙겠습니다.
진: 좋습니다. 다음 세미나에서는 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브리핑해 볼게요.
인: 네, 꼭 해주세요. 부사장님께서 사업화 안 하시면 제가 할 겁니다!
성: 그야말로 뉴업의 시작이네요! 안녕히 돌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