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

책의 마지막 페이지

by 이논

눈앞에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나는 책을 들어 첫페이지를 펼쳤다.

문장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책의 내용은 흥미로웠다.

모든 문장과 모든 페이지에는

작가가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졌다.

나의 손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로 향했다.


그곳에는 내가 궁금해했던

결말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결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읽지 않은 문장들이,

그 의미를 놓치게 만든 것 같았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나는 읽고 있던 페이지로 돌아와

문장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문장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문장을 읽을 때마다 결말이 떠올랐다.


후회가 밀려왔다.

결국 나는 마지막까지 책에 집중을 하지 못한채

억지로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


다른 책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나는 책을 들어 첫 페이지를 펼쳤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는 상상에 맡기고,

눈 앞에 있는 문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나의 상황을 두고, 멀리까지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보통 눈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는 편이라, 먼 곳까지 내다보는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러웠다.

그들은 머리가 좋고, 상황을 넓게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처럼 되고 싶어 멀리까지 바라보는 방식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따라하다 보니, 그 시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먼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눈앞의 일뿐 아니라 나중의 일까지 함께 생각한다.

나도 그들처럼 모든 일에 대해 ‘나중’을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잘 안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스스로 갇혀버리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미래를 너무 오래 바라보다 지금 앞에 있는 일들을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나는 원래대로 눈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일만 집중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 속 ‘책’은 하나의 상황을 의미한다.

‘문장 하나하나’는 마주하는 작은 일들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는 상황의 결과, 혹은 결말을 뜻한다.


내가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마지막 문장에 담겨 있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는 상상에 맡기고,

눈앞에 있는 문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말은 ‘결말을 아예 생각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어느 정도 미래를 그려보되, 그 생각에 갇히지 않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이다.

결국 ‘멀리 보는 시선과 눈앞을 보는 시선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삶도 책과 같다. 결말은 언젠가 닿을 곳이고, 지금 읽고 있는 문장 하나하나가 그 결말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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