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끝은 어디인가?
초기 스타트업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회사가 투자를 받고 성장을 하면, 본인은 잘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고, 대표 자리는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라고 하는 창업자들이 있다.
카카오, 네이버, 야놀자등 사업이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른 회사에서는 창업자(=대주주)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고 대표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들은 대부분 후기 스타트업 또는 상장사 대기업이다.
[참고] 벤처창업자들이 의장 타이틀을 다는 이유 https://www.etoday.co.kr/news/view/1996503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나는 이 말이 현실적이지 않은 이유를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하나는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초기 투자는 창업자(=대표)를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투자가 완료된 후 창업자가 ‘대표’라는 책임을 내려놓고, 개발이나 영업 부분에만 집중한다는 주요 의사결정을 동의하기 어렵다.
두번째는 설령, 외부 영입한 더 훌륭한 대표이사가 있다 하더라도 창업자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열정을 바쳐 이 사업에만 100% 올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식회사는 보유한 지분율만큼 회사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대표, 임원, 종업원 누구도 절대 지분을 보유한 사람만큼 지속적으로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기 어렵다. 인지상정이다.
[참고] 스타트업 지분율과 오너십 https://brunch.co.kr/@eent123/33 (지분율이 낮은 대표이사의 관점을 정리한 글이다).
창업자가 자신의 역량에 대해 객관적 인식을 가지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리고, 대표에게 주어진 무거운 책임감과 속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솔직히 고백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대표라는 직책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본인은 여전히 최대 지분율을 유지하려는 창업자라면, 이미 훌륭한 리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는데, 창업자 스스로가 회사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면 훌륭한 인재들을 모을 수 없기에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잘하는 역할만 하기 보다는 모르는 영역도 배우면서 잘해야만 한다.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