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지분율이 적은 경우
다양한 이유로 창업자 또는 대주주가 대표가 아닌 스타트업이 꽤 많다.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다 보니, 지인이 대표로서 투자 의뢰나 사업전략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나는 회사 주주 구성에 대해 물어본다. 기본적으로 지분율과 오너십은 정비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표가 지분이 없더라도 오너십을 가지고 경영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대 지분을 가진 법인의 오너와 그렇지 못한 대표와의 ‘인식차이(Gap)’가 상당하여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구글은 아주 드문 예외의 성공사례가 아닐까 싶다. 주지하듯이 구글 창업자는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이다. 그러나,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에릭 슈미츠를 대표이사로 영입했고, 이는 훌륭한 경영 성공사례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물론 지금은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대표를 맡고 있다.
상담을 했던 지인들 사례를 보면, 현재는 대표이지만 지분이 없고, 나중에 회사가 잘 되면, 지분을 나눠 주기로 했다는 구두 약속만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A회사 경우 최대주주가 스타트업이 아닌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지인은 대표라는 책임을 도맡았다. 역시 지분이 없었고, 투자도 매출도 없는 상황이라 심지어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절대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외부에서 회사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다른 직장을 다닐 수 있겠으나, 이 경우 스타트업에 올인하지 못하고, 본인의 본업을 혼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지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하고 대표직을 그만두었다.
또 다른 B스타트업에 다니던 선배도 비슷한 경우이다. 나에게는 이 회사가 꼭 성공을 해야 하니 많이 도와 달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매우 적은 지분을 소유했기에 그 선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친구가 공동대표인 C회사의 사례는 더 심각했다. 최대주주는 또 다른 공동대표의 장인어른이며, 그의 가족들에게 지분을 나누어 주었다. 나는 친구에게 투자 IR활동을 하기 전에 지분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면, 가족 중 회사 성장에 실제로 공헌할 수 있는 한 명에게 지분을 몰아주고 나머지 가족들은 개인 간 계약으로 지분을 나눌 수 있다. 주주명부에는 가족 중 성장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과 대표이사가 등재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나눠진 현재의 지분 구조로는 투자자 설득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표 본인의 동기부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자들은 창업자와 대주주가 누구이며, 대표는 어떤 역할과 어느 정도의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경우를 지켜보면서, 지분율과 오너십은 정비례이지 한쪽이 기울 경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지분율, 오너십과 사업에 대한 공헌도가 다른 경우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