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체질
1.
장마철.
폭우가 쏟아지다가
쾌청해지기를 반복하는
요즘의 여름 날씨는
이젠 차라리 '우기'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기후가 그렇게 변해서일까,
아니면 서핑 때문일까?
'여름'이라는 계절의 느낌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에너지 자체도 넘치며
그 에너지를 흡수해 듬뿍 성장하느라
활기찬 상태.
말로 전부 표현할 순 없지만
간략 하겐 이렇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2.
폭우를 보며
'내가 여름을 닮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 자신 안의
충만한 에너지를
스스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기질'은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것이라고 한다.
'기질'은
바꾸거나 보탤 수 없으며
바꿀 이유도 없다고 한다.
서핑을 시작하고 이 '기질'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어디까지가 나의 본래 모습일까?
지금 내가 느끼는 나는,
원래 갖고 있던 모습일까?'
서핑이 나를 바꾼 걸까,
본래 모습을 찾아준 걸까?
3.
몇 년 전까지 워터파크를 찾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깊은 물'에 들어갈 수 있다 것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수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서핑을 하려고 라인업에 앉아있다가
라인업에서 잠수를 할 때가 있다.
더 이상
더럽고
소란스러운
수영장이 아닌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왜 하필 서핑이었을까?'
스킨스쿠버, 프리다이빙도 아닌
왜 하필
서핑이었을까?
어쩌면 내 근원을 바꾼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핑은 분명
영혼을 건강하게 한다.
규칙적인 운동, 연애 없이도
언제나, 어느면으로나
건강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이제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할 수 있다.
이제 나는 여름이다..
당당히 홀로 서기만 하면 된다.
1. 다음 글, 2019년 6월 20일(목) 발행 예정.
2. Cover photo by Jenny Bes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