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빛입니다. 빚 말고 빛이요.
우리 팀에 드디어 인턴이 들어왔다. 너무너무 바쁜 우리 팀에 감사하고 소중한 인원이 생긴 것이다!
새로운 인턴에게 다들 너무 맡길 것이 많아 보여, 내 업무는 그냥 내가 하다가, 최근에서야 업무를 주기 시작했다.
아직 내가 신입의 마음가짐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물론 지금도 주니어라서 그러겠지.
성향 탓일까, 단계별로 소상히 설명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도 배울 때 좀 자세히, 천천히, 왜 이걸하는지 좀 알려주지?? 하고 답답한 마음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음을 살려 보기로 했다. 그래서 각 업무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알려주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주었다.
한번 보고 혼자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없기도 했고, 나도 처음 할 때는 보자마자 따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실습시켜보며 스스로 해보는 과정을 찬찬히 봐주었다. 각 단계별로 진행할 때, 메모할 시간도 주었다.
그리고 처음이니 당장 바로 슥슥하는 것은 어려운 게 당연하므로 모르는 거, 궁금한 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잘한 거는 바로 칭찬해주었다.
무엇보다 우리 인턴, 나처럼 초반에 아무것도 몰라서 장시간 손목, 허리 써서 고생하지 말고, 빠른 퇴근이 가능하도록...! 아웃룩에서 손쉽게 메일을 보낼 수 있는 환경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하나하나 지난 생활에서 부딪히면서 얻은 팁들이었다.
이런 정성을 알아봐 주었나. 그냥 기분이 좋았나..?
오늘은 일하다가 막히는 것을 도와주고 실습을 시킨 후, 칭찬해주었더니,
- 감사합니다 @@님✨
- 그저 빛✨
이라는 메신저가 왔다. 빛이라니!
자고로, 빛은 안내자이며 구원자의 상징이다. 그러니까 난 영웅이네. 나는 히어로다.
아직 나도 신입이지만, 후배한테 사랑받는 선배.. 나쁘지 않은걸.. 하고 실실 웃었다.
기분이 좋아서 요즘 새로운 젊은 인턴 친구한테 빛이라는 얘기 들었다고, 라테처럼 친구들 카톡방에 있는 방마다 자랑을 했더니, 혹시 빚을 잘못 본거 아니냐고 했다. 또, 인턴 사회생활 잘한다고도...
우리 인턴이 그럴 리가 없어....! 오늘도 믿고 싶은 것만 본다.
돌아보니, 나는 선배들한테 칭찬을 종종 했던가? 나는 좀 무심한 후배였고, 아부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서 더더욱 사무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선배들에게는 강하고 후배들에게는 약한... 사회생활 진짜 못해.
다들 나 같은 선배 마음 일지는 모르지만, 선배들도 후배들을 나름 신경 쓰고 후배한테 인정받고 싶어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무심하고, 무뚝뚝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던 기회였던 것 같다.
이런 경험을 해서인지, 요즘 보고 있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떠오른다. 비판하는 것보다 상대방을 인정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카네기 1장이 바로 비판하지 말지어다 이다... 비판 잘하는 나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구절.)
그런 점에서, 아직 나는 충분히 주니어니까 선배들을 더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