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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말씀 드린 적 있는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야자가 끝나고 밤에 집에 오면
피아노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날이 잦았다는 거요.
또 수능이 끝나고 연주하고 싶은 곡을 찾아 인쇄한 후
친구한테 가서 음표 하나하나를 다시 물어본 이야기도요.
그때 저도 제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그랬잖아요.
하지만 이제 알겠어요. 저에게 있어
피아노 앞에 앉는 행동은
“나 상처 받았어”를 에둘러 표현하는 거에요.
피아노와 악곡은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가 제 마음을
받아줘요. 피아노 건반을 곡에 맞춰 만지면, 제가
아무리 서툴게 연주하더라도, 피아노와 곡이 저를
어루만져줘요. 이렇게 보니 그 모든 피아노 연습과 연주는
이 한 마디로 대변할 수 있겠죠.
“나 상처 받았어.”
<둥글게 둥글게>
- 내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마지막 편지
-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 천 냥 빛
- 하농
- My Life but Better
이런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https://brunch.co.kr/@eerouri/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