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선생님,
얼마 전에 아주 우연히 갸륵하고도 빼어난
피아니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그 아이가 그러더군요.
“아무리 쉬운 곡이어도 의지가 저절로 생기진 않아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덜컹하면서,
밖으로 드러나면 ‘못났다’는 소리를 들을까 억지로 숨겼던
응어리 하나가 녹았어요. 제가 지금까지 피아노를 치며
항상 말하고 싶었던 소감이었어요. 속이 다 시원했어요.
제가 워낙 못 치잖아요. 그래서 남들은 수월하게 연주하는
곡도 저는 꼭 끝내 한 번은 틀리고 말았죠.
그런데 선생님, 결과의 크기는 달랐을지 몰라도 저도
똑같이 노력했거든요. 노력은 그 크기가 작든 크든
다 소중하고 예쁜 건데 남들 앞에서 저는 왜
자랑 한번 안 했을까요. 이제는 두 번 다시 스스로
제 노력을 폄훼하지 않을 거에요.
<둥글게 둥글게>
- 내 원체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마지막 편지
- 샴페인 잔에 담은 우유
- 천 냥 빛
- 하농
- My Life but Better
이런 편지를 쓰는 나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싶다면
https://brunch.co.kr/@eerouri/149